[뉴스 따라잡기] TPP타결, 중국‧홍콩 영향은?

  

(사진 youtube.com)

 

지난 10월 5일 범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최종 타결됐다. 효력 발생까지는 1~2년 정도 소요가 예상되지만, 이번 TPP 타결로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6%, 세계 무역규모의 25%에 달하는 거대 자유무역협정이 탄생했다.

 

TPP는 2005년부터 뉴질랜드·싱가포르·칠레·브루나이 등 일부 환태평양 국가 간 협상으로 시작됐으나 미국과 일본이 참여하면서 국제적 규모로 확대됐다. 회원국은 미국·일본·호주·캐나다·베트남 등 환태평양 12개국이며 관세철폐 등 무역자유화 수준이 높을 뿐 아니라 환경·전자상거래·노동·투자·국유기업·정부조달·지식재산권 등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TPP 체결이 중국의 경제권역 확장(AIIB, 일대일로)에 대한 미국의 견제로 분석하고 있으며, 중국 상무부는 원칙적 지지 태도를 표명했으나, 중국 언론에서는 대외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 섞인 분석과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참고로 중국 언론은 대부분 관영이거나 민영이더라도 정부가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어 사실상 정부 입장을 대변한다. 다만, 중국 내 권력 계파에 따라 언론도 파벌을 형성하고 있다.

 

대기원(大紀元)을 비롯한 해외 독립 중국어 매체에서는 다른 시각을 보인다. 우선 TPP가 중국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후 WTO 무역분쟁의 대부분에 얽혀있을 정도로 국제규정을 자주 어겨 미국 등 서방사회가 새로운 국제경제 질서를 세우게 됐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TPP를 통해 중국이 국제질서를 준수하며 공평한 룰을 지키는 국가로 거듭난다면 오히려 중장기적으로는 중국과 국제사회에 이익이 된다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서는 중국 내에서도 찬반논란이 있으나, 대체로 중국이 국제사회의 경제 질서를 어지럽히는 역할을 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는 편이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TPP 타결이 미국의 가치와 공정한 규칙을 지키기 위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은 중국 해커들의 미국 기업 공격 등에 대한 미국의 입장과도 일치한다.

 

홍콩 정부 역시 TPP 타결에 대해서는 국제 무역 자유화라는 점에서 원칙적으로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홍콩 상무부 대변인은 “홍콩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을 환영하고 지지”하며, “많은 무역상대국이 참여하는 TPP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협정문이 공개되는 대로 살펴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중국 경제 의존도가 높은 홍콩으로서는 중국이 TPP에서 단기적으로 배제될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

 

홍콩 차이신(財經)은 중국의 주요 교역상대국인 미국·일본이 중국을 배제한 무역블록을 형성할 가능성에 대해 걱정스럽다고 반응했다. 존 창 차이신 회장은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이 비참여국에 대한 무역장벽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홍콩기업, 중국서 동남아로 생산부문 이전할 가능성

홍콩 무역발전국 보고서에 따르면, TPP 회원국이 관세 감축 효과를 누리기 위해 회원국으로부터 부품 수입을 늘리면서 중국의 수출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중국과 FTA가 체결되지 않은 무역상대국인 미국 시장에 대한 베트남·말레이시아·일본의 경쟁우위가 예상된다.

 

베트남은 2014년 대미국 섬유 수출 점유율 8%로 2위를 차지해 점유율 1위(38%)인 중국과 큰 격차를 보였다. 그러나 향후 TPP 역내 관세철폐 혜택 및 한국, 일본, 대만 등이 회사의 생산거점을 베트남으로 이동시킴에 따라 빠르게 이 격차를 줄여나갈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는 전자제품과 부품 수출에서, 일본은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및 기계설비 등에서 중국 제품보다 경쟁우위를 누리게 될 전망이다.

 

홍콩은 제조업 7.6%, 서비스업 92.4%의 경제기반을 지니고 있으며, 제조기업 대부분이 중국 본토에서 생산 후 수출하고 있다. TPP가 적용되면 이러한 중국 생산기업들은 TPP 회원국이 역내에서 누리는 관세 혜택에서 제외된다. 스태리 라우 홍콩 경제연합회 명예회장은 “TPP는 중국뿐 아니라 홍콩 기업에 불리할 것이며, 중국 생산 기업들이 베트남, 브루나이 등으로의 생산거점 이동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홍콩은 서비스·금융허브로서 경제자유화협정에 따른 무역·투자 확대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다. 홍콩은 제조기반이 거의 없지만 TPP로 인해 물류 및 투자가 늘어나는 이점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중국 제조부문 수출경쟁력이 둔화되는 것을 중국이 주도하는 AIIB와 일대일로 프로젝트로 상쇄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은 미국·일본이 주도하는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대항하기 위해 설립된 은행으로 2013년 10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아시아를 순방하던 중 제안했다. 2015년 말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본부는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다.

 

일대일로(一帶一路)는 시진핑 중국의 신 실크로드 사업이다. 일대는 중앙아시아~러시아~유럽을 잇는 육상 교역로이며, 일로는 서태평양~인도양의 해상교역로를 가리킨다. 미국의 중국 포위전략에 대응해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를 포섭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NTD 코리아 미디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