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평채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준말이다. 경제기사를 읽다 보면 이 외평채에 대해서 ‘국내에서 원화로 채권을 팔아 달러를 사들인 뒤 외국에서 운용한다’는 표현을 가끔 접한다.
원래 외환 환율을 안정시키려는 목적은 한국 기업이 갑자기 달러화를 구하기 힘들어서 대금 결제에 지장을 받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한국 기업이 달러화를 구입하는 것은 당연히 한국영토 안에서다. 따라서 달러를 풀고 거두고 하는 운용은 당연히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왜, ‘달러를 사들인 뒤 외국에서 운용한다’는 표현을 쓰는가?
사들인 달러를 평상시에 그냥 가지고 있으면, 이자도 붙지 않고 창고비용만 든다. 달러든 원화든 돈은 환금성만 확실하다면 다른 곳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외환 수급 상황에 아무 문제가 없을 때는 준비한 외환을 적절한 곳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달러를 가장 안전하고 환금성 좋게 투자하는 방법은 미국의 국채를 사들이는 것이다. 그러다가 비상시라고 판단되면 미국국채를 팔아서 달러를 마련한 뒤, 한국으로 가져와서 운용한다. 결국 평상시 (수익을 위한) 운용 장소는 미국이고 비상시 (환율안정을 위한) 운용 장소는 한국인 셈이다.
보도 기사에서는 외국환평형기금 손실액이 자꾸 커진다는 내용이 가끔 등장한다. 외평기금은 가만 놔두어도 그 규모가 자꾸 줄어들기 때문에 그런 보도가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외평기금이 자꾸 줄어드는 이유를 살펴보자.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외평채는 달러화 표시 채권만 발행된다.)
외평채 운용손실 : 대한민국이 외평채를 발행할 때 채권 이자율은 ‘미 재무부 채권(TB) 금리’ + ‘가산금리’로 이루어진다. 정부가 외평채를 발행하여 확보한 달러화를 그냥 두는 것이 아니라 미국 채권 등을 사 놓는다고 할 때, 채권 이자율은 바로 ‘미 재무부 채권(TB) 금리’일 것이다. 대한민국은 이자율 면에서 늘 ‘가산금리’ 만큼 손실을 본다.
NTD Korea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