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어린이집 폭행, 멍든 동심도 보살펴야​(한)

 

 

[www.ntdtv.co.kr 2015-01-20]

 

전문가 “아이들, 폭행에 익숙해져…심리적 상해 심각”

 

 

인천 어린이집 CCTV(방송화면 캡처)

 

인천 연수구 어린이집 폭행사건의 여파가 일파만파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폭행을 당한 원생들이 이미 폭행에 익숙해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해당 어린이집 CCTV에는 보육교사 양모(33·여) 씨가 A(4)양을 폭행하는 당면이 고스란히 녹화됐다. 양씨는 급식판을 수거하던 중 A양이 음식을 남긴 것을 보고 이를 먹게 지시하였으나, A양이 음식을 뱉어내자 오른손으로 A양의 머리를 한 차례 강하게 내리쳤다. 이 때의 충격으로 A양은 뒤쪽 서랍장으로 날아가 쓰러졌으나, 이상할 정도로 차분하게 일어나 교사 양씨의 눈치를 보며 떨어진 음식물을 다시 집어든다. 이러한 ‘이상행동’은 다른 원생들도 마찬가지다. 양씨가 A양을 때리며 억지로 음식을 먹이는 동안, 다른 원생들은 한쪽에 모여 무릎을 꿇은 채 조용히 이 장면을 지켜보았다.

 

전문가들은 원생들의 모습에 대해 “강압적인 상황에서 생존하려면 순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여러 차례의 반복된 경험을 통해 학습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리학에서는 폐쇄된 공간에서 장기간 폭력과 생명위협에 노출될 경우 ‘스톡홀름 신드롬’에 걸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스톡홀름 신드롬’은 납치된 인질이 자신의 생사를 쥐고 있는 납치범을 지지하거나 협력하는 경향을 보이는 현상을 가리킨다.

 

인천 어린이집 아이들이 A양의 피해 장면에 놀라는 대신 얌전히 순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폭력의 일상화를 잘 말해주는 대목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심리적 상해를 입은 아이들에게는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을 장시간 유지해주면서, 당시의 감정이나 생각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때, 이를 공감하는 한편 그러한 폭력이 잘못이라는 점을 알려주는 치유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인천 어린이집 아동폭행 사건을 계기로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미 발생한 폭행으로 상처입은 동심(童心)에 대한 적절한 치유도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NTD 뉴스 남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