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최근 유통기한 지난 식품만 염가에 판매하는 상점들이 생겨나 자국민뿐만 아니라 한국 등 여행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1월 도쿄 시부야에 위치한 ‘루피시아 본 마르쉐’ 다이칸야마점은 매장 한편에 유통기한 지난 포장 식품을 모아 진열해 놓았다.
‘버려지는 음식이 아까워서’ 판매하기 시작했다는 이 업체는 주로 과자, 초콜릿, 차, 카레, 조미료와 같은 장기 보관이 가능한 제품들을 판매하며 가격은 모두 20엔(약 200원)이다.
1인당 5개 구매 제한을 걸어 두었지만 지난 1년간 1만점이 판매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으며 구매자들에 대한 어떤 민원도 발생하지 않았다.
오히려 공급량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실정이다.
아직 8곳 업체만이 이곳에 무료로 상품을 공급해주고 있는데, 대부분의 업체는 자사 브랜드의 악영향을 우려해 공급을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도쿄 오모리의 식료품 매장 ‘마루야스’는 지난해 5월부터 매장의 일부를 유통기한 지난 식품 전용 코너로 만들었다.
매장 담당자는 직접 음식을 맛보고 소비자들에게 내놓는다며 유통기한이 지난 과일, 야채 음료를 9엔(90원)에 판매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유통기한을 넘긴 식료품을 싸게 구입할 수 있지 않을까?
아쉽지만,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식료품에 ‘유통기한’을 일괄적으로 적용한다.
아직 섭취 가능한 식품이라고 해도, 유통기한이 넘긴 식품을 시중에 공급하는 경우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게 된다.
사실, 일본에서는 ‘유통기한’ 외에 ‘상미기한’이라는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상미기한은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기한을 뜻한다.
스낵이나 컵라면, 통조림과 같은 장기 보존 식품에는 유통기한보다 덜 엄격한 상미기한을 표시해, 기한이 지난 음식도 판매 가능하다.
상미기한이 9개월짜리 컵라면은 약 1/3 기한인 3개월을 연장해서 판매 가능하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부소비자들은 여행 도중 혹은 해외직구를 통해 저렴한 물건들을 구매하기도 한다.
국내에서도 지난 2012년 보건복지부가 식약처와 함께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을 같이 표기하는 방식을 시범도입했지만, 효과가 미미하고 부작용이 우려돼 유통기한 단일체제로 정해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