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기 못지않게 베트남에서 더 큰 사랑을 받는 한국 식품들이 있다.
베트남은 한국 드라마와 K팝,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이끈 박항서 감독의 영향으로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다.
베트남에는 이미 많은 한국 기업이 진출해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성공적인 사례는 식품업체다. 쌀이 주식인 베트남은 우리와 입맛도 비슷하다. 그래서인지 베트남 음식도 한국서 인기고, 우리 입맛에 맞는 음식은 베트남에서도 통한다.
1995년 베트남에 진출한 오리온은 2018년 한국보다 베트남에서 더 많은 초코파이를 팔았다. 베트남 파이류 제과 시장에서 점유율이 60% 정도다. 작년 베트남에서 판매한 초코파이는 총 6억 개로 약 92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 세계에서 인기인 초콜릿이 들어간 초코파이가 처음부터 인기였던 것은 아니다. 베트남의 높은 기온에 초콜릿이 녹아내린 것이다.
오리온은 기능성 올리고당을 배합하고 냉각 공정과 숙성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는 식으로 제품 제조 과정을 바꿨다. 그 결과 30도 넘는 실온에 초코파이를 놓아도 초콜릿이 포장지에 달라붙지 않았다.
작년 오리온은 170여 개 중간 유통망을 확보해 베트남 전역으로 판매를 확대했다. 또 대학 입학시험이 치러지는 날 수험생에게 초코파이 30만 개를 나눠주는 응원 이벤트도 벌였다.
명절을 앞두고 가족과 친척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초코파이를 찾는 이들도 많다. 또 초코파이를 특별한 음식으로 여겨 제사상에 올리기도 한다.
2. 라면
한국의 한 사람당 연간 라면 소비량은 73.7개로 세계 1위다. 두 번째가 베트남 53.5개이다. 베트남은 중국·인도네시아·일본·인도 다음으로 라면 소비량이 많다. ‘라면 천국’ 베트남에서 팔리는 라면 종류는 무려 500가지가 넘는다.
한국 라면은 베트남 수입라면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농심·오뚜기·팔도·삼양 등은 2017년 베트남에서 167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두 번째 수출국인 중국(79억 원)보다 2배 이상 많다.
쌀이 들어간 곡물음료인 아침햇살은 1999년 출시돼 당시 ‘초록매실’ 등과 함께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커피·탄산음료 등 마실 거리가 다양해지면서 편의점에서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국내에서 존재감이 없어진 아침햇살이 이젠 베트남에서 코카콜라보다 인기다.
웅진식품은 2014년 베트남 진출 이후 현지 시장에서 음료 매출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모닝라이스’로 이름을 바꿔 팔면서 아침 대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쌀밥을 먹고, 단맛을 좋아하는 베트남 소비자 취향을 겨냥해 ‘고급 쌀 음료’로 마케팅한 것이 효과를 봤다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베트남에서 팔리는 아침햇살의 가격은 1.5L 기준 3000~4000원으로 같은 용량의 코카콜라(약 680원)의 5배에 달한다. 웅진식품 측은 “아침햇살 매출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104%의 성장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베트남 이마트 음료 매출 순위는 아침햇살(1.5L)·레드불(250mL)·코카콜라(330mL)·포카리스웨트(500mL) 순이다.
4. 두유
베트남은 SNS를 통해 트랜드를 주도하고 있는 젊은 층의 입맛이 우리와 비슷해 한국 제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에 건강식품에 대한 의식이 높아짐에 따라 탄산음료보다 건강음료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에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나라 두유 업체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삼육두유의 ‘검은콩 호두와 아몬드’는 베트남 두유 시장에서 점유율 9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또 정식품의 ‘베지밀’은 2014년 베트남에 진출한 이후 2017년까지 연평균 415%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