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대통령이 중국 달래기에 나섰습니다. 체코 상원의장의 대만 방문 때문인데요.
체코 대통령은 한 중국인 사업가를 경제 고문으로 고용하며 친중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현재 중국인 사업가는 실종된 상태입니다.
중국과 체코 간 외교적 충돌이 격화되는 와중에 진땀을 빼는 인물이 있습니다.
지난 6일, 친중 성향의 밀로스 제만 체코 대통령이 방송에서 대만에 방문한 체코 상원의장을 두고 ‘유치한 도발’이라고 규탄했습니다.
밀로스 비르트르칠 체코 상원의장은 지난주 대만에 방문해 대만 민주주의 지지의사를 밝혀 화제가 됐는데요. 그는 1963년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이 “나는 베를린 시민”이라며 공산주의를 비판했던 연설을 차용했습니다.
밀로스 비르트르칠 | 체코 상원의장
“저는 대만인입니다. 저는 대만인입니다.”
중국은 상원의장의 방문에 “엄청난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체코 외무부는 이를 두고 프라하 주재 중국 대사를 초치하기도 했습니다.
외교 정책 갈림길에 선 체코. 나토와 유럽연합의 회원국인 체코는 2013년 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친중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대만에 대한 중국 주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했습니다.
밀로스 제만 체코 대통령
“이전 정부에서 중국과 체코는 사이가 매우 나빴던 적이 있습니다.”
“새로 출발하겠습니다.”
체코와 중국이 가까워진 건 이후 체코 대통령의 경제 고문이 된 한 중국인 사업가 덕분입니다.
예젠밍은 중국 최대 민영 에너지 기업 화신에너지공사(CEFC)의 회장이었습니다. 민영 기업이었음에도 중국 국영기업이 질투할 정도로 전세계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었습니다.
2017년에는 러시아 국영 석유 기업의 지분 14% 이상을 인수했는데요. 러시아 정부와 영국 최대 기업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지분을 갖게 됐습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예젠밍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고문이 된 전 CIA 국장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들은 헌터 바이든 등 영향력 있는 미국인들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미국 당국이 기업을 조사하며 경영진 중 한 명을 체포하자, 예젠밍 회장은 바이든의 동생인 제임스 바이든에게 가장 먼저 전화를 걸었습니다.
성공 비결을 묻는 중국 언론의 질문에 회사 CEO는 창업자 예젠밍이 언제나 회사가 ‘애국적’이어야 함을 강조했다고 답했습니다.
장밍성 | 화신에너지공사 CEO
“우리는 정부의 정책을 면밀히 따르고 국가의 전략적 이익에 기여해야 합니다.”
“지난 몇 년 간 중국 화신에너지공사는 중동 지역에서 정말 괜찮은 전략적 설계를 했습니다. 이 모든 설계는 정부의 전략에 부합합니다.”
화신에너지공사는 체코에 유럽 본사를 설립하여 부동산, 축구팀, 지역 양조장과 국영 항공사에 투자했는데요. 중국 관영 언론은 투자를 늘리겠다는 기업의 약속을 선전했고 중국 국영 은행들은 미래 투자를 위한 안전한 자금을 제공하기로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2018년 중국에서 예젠밍이 체포되면서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현재 그의 소재는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투자는 물거품이 됐고, 체코에 있던 화신에너지공사 자산이 중국 국영 회사에 헐값에 넘겨지면서 체코는 많은 빚을 지게 됐습니다.
체코 대통령과 중국 정부의 긴밀한 관계가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가운데, 체코 야당은 2018년 선거 이후 중국에 더욱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