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국가안보를 저해하는 인물을 신고하면 최고 10만위안(1900만원)의 포상금을 주겠다며 밀고 장려에 나섰다.
신화통신은 지난 6일 중국 국가안전부가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행동을 보고하는 시민에 대한 보상 규정’을 발표했으며, 발표일부터 바로 시행에 들어간다고 보도했다.
이 규정은 국가안보에 대한 기여도를 총 4단계로 평가해 1만위안(약 190만원)에서 최고 10만위안(약 1900만원)까지 포상금을 지급하도록 했다.
신화통신은 국가안전부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 국가안보가 엄중하고 복잡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특히 외국 첩보기관과 각종 적대세력의 침투행위가 두드러지게 심각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안보 위협행위에 대해 일반대중의 신고 동기부여를 위한 것”이라며 “이 규정은 시민을 단결시키고, 실제 행동을 통해 20차 당대회를 원만하게 개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20차 당대회는 오는 10월말~11월초 예정된 행사로 중국 공산당의 차기 지도부를 결정짓는 자리다. 현재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시진핑이 자신의 3연임을 확정지을지 여부다.
국가안전부 관계자 발언을 비춰보면,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내부 고발을 통해 시진핑 정권에 불리하게 작용할 테러나 돌발상황 등을 차단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국가안보 위협행위의 규정이 모호해, 민주주의 활동가나 인권변호사 혹은 정치적 반대파를 잡아넣는 일에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공산당 정부가 포상금을 내걸고 밀고를 장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홍콩에서 같은 제도를 시행 중이며, 수도 베이징에서도 시(市) 국가안전보장국이 2017년 ‘간첩 혹은 간첩 의심자를 색출한다’며 최고 50만위안(약 9400만원)의 포상금 지급 정책을 도입했다.
또한 국가안전부는 2018년부터 온라인 신고를 장려하기 위한 사이트도 개설하고 있다.
전 상하이(上海)정법학원 부교수이자 현재 중국정치학자로 활동 중인 천다오인(陳道銀)은 RFA에 “이러한 극단적인 방식은 집정자의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구미 등 서방 국가들이 대중 포위망 형성을 추진하는 가운데 중국 내에서는 제로코로나 정책 등으로 국민 불만이 커지고 있다.
공산당의 정책에 분통을 터뜨리는 인터넷 게시물도 갈수록 늘어나 검열 당국의 삭제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