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이름으로 맞는 것을 고르시오” 중국 미술교수가 ‘출석률 저조한’ 학생들에게 낸 시험문제

By 남창희

“시험 도중 실화로 뿜음. 문제가 넘 웃겼음”

SNS에 게재된 한 장의 사진이 중국 누리꾼의 열띤 반응을 얻고 있다.

중국 쓰촨농업대학 2학년생 저우리(周丽)는 “최근 학교에서 시험을 보다가 웃겨 죽는 줄 알았다”며 시험문제 사진을 온라인에 올렸다.

해당 시험문제는 미술구성 수업에서 출제된 것으로 보기에서 교수의 이름으로 맞는 것을 고르는 문제였다.

문제에는 “이번 시험 성적에는 영향이 없다. 다만 최종 성적에는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설명이 달렸다.

쓰촨농업대학 미술구성 수업 시험문제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

보기에는 교수가 직접 그린 자화상(?)과 교수의 이름이 한자로 제시됐다.

각각의 한자이름은 앞의 두 글자는 같지만 마지막 글자만 달랐다. 중국어로는 ‘장이셩’으로 발음이 똑같았다.

사실 문제에는 거의 답을 알려주는 것과 다름없는 힌트가 있었다.

1,3번 그림은 대충 그려졌지만 유독 2번 그림만은 턱수염과 볼록한 배 등 세밀한 디테일이 들어갔다. 누가 봐도 정답임을 알려주는 듯 했다.

사실 이 문제는 교수의 이름을 잘 모르는 학생들에게 재미있는 방식으로 알려주려는 보너스 문제였다.

장 교수가 직접 올린 해명글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

글쓴이는 “선생님이 어쩜 이렇게 귀엽냐, 시험보다 소리 내서 웃었다. 넘 귀여우시다”라고 적었다.

해당 게시물이 화제가 되면서 언론에도 보도되자 문제를 출제한 교수가 직접 해명에 나섰다.

쓰촨농업대학 미술학과 장이셩(張益昇)교수는 “이번 학기 수업에 일부 학생들의 출석률이 저조했다. (학생들이)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수업에 자주 빠졌다. 학생들에게 교사에 대한 존중을 일깨워주려던 것”이라고 밝혔다.

장 교수는 또한 “학교 교칙을 살펴보니 성적을 시험성적 뿐 아니라 다방면에서 평가하도록 하고 있었다. 또 교수 재량으로 문제를 낼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장이셩 교수(사진 정중앙)와 제자들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

그러면서 “지루한 교과과정에 이런 식으로 재미를 주려고 했다. 모두 즐거웠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교수의 해명을 접한 누리꾼들은 “출제의도에 충분히 공감간다” “성심껏 가르쳐주는 선생님 이름도 잘 모르는 건 좀 그렇다” “교사에 대한 존중은 중요하다”는 댓글을 달았다.

대만 출신인 장 교수는 이름 앞글자 2개는 중국 본토와 같은 간체자를 쓰고 있으나 마지막 글자는 정체자를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