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만과 중국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습니다. 중국 공산당은 연일 전쟁도 불사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습니다.
대만이 미국으로부터 첨단 무기 수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마자, 지난 15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전쟁을 언급했습니다.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세력이 불장난을 하면 죽는 길밖에 없다. 이를 사전에 언급해 주지 않았다고 말하지 말라”
인민일보는 무력 충돌의 가능성을 시사하고, 그 원인을 독립을 추진하는 대만에 돌렸습니다.
‘사전에 언급해주지 않았다고 말하지 말라’는 표현은 1962년 중국이 인도와의 국경전쟁 하루 전 사용한 것입니다.
대만 타이난과 불과 400km 거리에 있는 중국 남동부 푸닝시의 미사일 기지에는 사정거리가 2500km인 둥펑17 미사일이 전면 배치되었습니다. 여차하면 미사일을 발사하겠다는 것입니다.
2016년 반중 성향의 대만 차이잉원 총통 취임 이후 줄곧 대만과 대립각을 세워왔던 중국이지만 최근의 압박은 다소 의외입니다. 중국은 갑자기 왜 무력 충돌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일까요.
전쟁 경고는 사실상 대만을 겨냥하기 보다는 미국을 견제하고 중국 내부를 단속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7년 집권하자마자 그간 미국 정부가 중국의 반발을 감안해 자제했던 대만 무기 수출을 재개했습니다. 대만해협에도 연일 미국 군함이 출동하고 있습니다. 대만해협은 중국이 영해라고 줄곧 주장하는 지역입니다. 눈엣가시인 트럼프가 대선을 앞두고 있는 지금은 압박 카드를 꺼내기 좋은 시점입니다.
또 미국과의 무역 분쟁과 코로나19 위기로 집권 이후 최대 위기에 봉착한 시진핑 총서기가 중국 내부를 단속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습니다. 중국 공산당 정권이 감당해야 할 것이 많기 때문입니다.
미국 외에도 최근 인도가 중국 공산당의 골머리를 앓게 하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과 국경분쟁으로 유혈사태를 불사한 인도가 대만을 지지하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인도는 뉴델리 중국대사관 앞에 중국 오성홍기 대신 대만의 국기를 게양해 대만의 국경절을 축하했습니다. 15일에는 대만 외교부 장관이 인도 방송에 출연해 “중국과 대만은 별개”라고 밝혀 중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습니다.
대만을 공격하기 위해 중국 내륙에 대거 주둔하고 있는 인민해방군을 대만 쪽으로 투입한다면 인도가 국경 지역을 공격할 가능성이 높고, 중국 공산당 입장에서는 티베트와 위구르 지역도 불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대만은 2020년 기준 세계 군사력 순위 26위입니다. 3위인 중국에 비해 절대적인 열세입니다. 하지만 중국이 대만을 침공해 점령하는 것은 생각보다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대만은 지난해 미국으로부터 100억 달러 어치의 무기를 사들였는데, 최근 2년간 미국에서 도입하기로 한 무기는 지난 40년간 구입한 것보다 더 많습니다. 중국이 대만의 전투기와 미사일 요격 시스템을 돌파한다고 하더라도, 상륙 작전을 벌이기가 극도로 좋지 않은 대만의 해안 지형과 세계 10위 수준의 대만 해군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리하게 이어지는 전투는 미국을 비롯한 대만 우방국가들이 참전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게 됩니다.
경제 문제도 만만치 않습니다.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게 될 경우 상당수 외국 자본이 빠져 나가고 서방 국가들이 연합해 중국 봉쇄에 들어갈 경우 무역에 의존하고 있는 중국 경제는 큰 타격을 피할 수 없습니다.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을 줄곧 경험해본 한국인에게 중국 공산당의 경고가 데자뷔처럼 느껴지는 것은 기분 탓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