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 여론 의식해 무역전쟁 보도 강력 통제중”

정부 대변인 코멘트만 사용·외신 인용 금지

중국 당국이 여론의 반발을 예방하기 위해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언론 보도를 강력히 통제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11일 보도했다.

중국의 전통 매체와 온라인 미디어의 책임자들은 공식 채널에서 제공한 콘텐츠만 사용해야 하며 자체 취재한 내용을 보도하거나 외국 언론을 인용해서는 안 된다는 지침을 받았다고 한 소식통이 말했다.

한 주요 매체의 편집장은 “상무부와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만 보도할 수 있다고 지시받았다”면서 “제공받은 내용을 그대로 써야 하며 제목도 바꿔서는 안 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심지어 중국 정부를 확실히 지지하는 보도도 허용되지 않는다는 경고를 받았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이어 “지도부는 과도하게 애국주의적인 보도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지나친 애국주의는 통제하기 어려운 지경이 되면 오히려 정부에 독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언론 매체의 한 기자는 “출처 관련 규정을 잘 따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했다. 이는 무역전쟁에 대한 외국 언론 보도를 인용해선 안 된다는 뜻이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와 신화통신 같은 관영 매체들은 지난 며칠간 사설과 논평을 통해 중국이 협상에 여전히 열려있지만, 핵심 이익을 지켜내며 미국의 강요를 받아들이는 합의는 하지 않을 것이란 공식 방침을 되풀이해서 실었다.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합의 없이 끝난 이날 인민일보와 신화통신은 중국이 ▲ 추가 관세 전면 취소 ▲ 무역 구매 수치의 현실 부합 ▲ 합의문의 균형성 등 세 가지 핵심 관심사에서 양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언론사 편집장은 “지도부는 보도를 통제해 중국이 미국에 맞서 협상에서 이겼다는 그림을 보여주려 한다”면서 “그들은 자신들이 강하며 압력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정치평론가 장리판은 중국 지도부가 여론 통제를 극히 중요히 여긴다면서, 특히 무역 합의 전망이 악화한 현 상황에서 더욱 그렇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론이 통제되지 않으면 나중에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는데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을까 봐 우려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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