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 역사를 지닌 성인 조각상이 비전문가의 복원작업으로 원래 모습을 잃고 말았다.
수난당한 조각상은 16세기에 만들어진 세인트미카엘 성당의 ‘조르주 성인(성 조지)’ 목재 조각상.
최근 이 조각상에 짙은 페이트 칠이 입혀지면서 위풍당당했던 기사는 분홍색 얼굴에 밝은색 갑옷을 입은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변했다.
조르주 성인은 초기 기독교 순교자이자 14성인 가운데 한 명이다.
어이없게 복원된 조각상과 관련해 CNN은 “조지가 어린이 만화 캐릭터로 전락했다”고 꼬집었다.
한 복원 전문가는 “갑옷에 굉장한 디테일이 살아있는 조각상이었는데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복원작업은 현지 한 수공예 교사가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에서는 성당이 복원 계획을 충분히 알리지 않고 멋대로 진행한데 대해 분노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에스텔라 시장은 “성당은 정부나 시의회에 언질도 없이 혼자 복원을 결정했다”며 “이 작업은 전문가가 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지 문화재청 관계자도 복원작업이 적절한 관리·감독 절차도 없이 마구잡이로 이뤄졌다면서, 전문가들을 불러 원상태로 되돌리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성당 측은 조각상 청소를 위해 업체에 의뢰했을 뿐 복원 계획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수공예 교사에게 복원작업을 맡긴 것은 이 업체였다.
스페인 문화재복원협회는 성명을 내고 “나바로 지방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파괴한 이런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며 해당 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