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여인이 헌금을 했다.
예수께선 헌금상자 맞은편에 앉아 사람들이 헌금상자에 돈 넣는 것을 보고 있었다.
부자들은 많은 돈을 넣었고 한 여인은 렙톤 두 닢을 넣었다. 성인 남성의 하루 일당인 1데나리온의 1/64에 해당하는 푼돈이었다.
이때 예수께선 제자들을 불러 말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저 가난한 여인은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이 넣었다.”
다른 이들은 풍족한 살림에서 일부만 냈지만 여인은 생활비 모두를 넣었기 때문이었다.
이상은 가톨릭의 마르코 복음서, 개신교의 마가복음에 나오는 일화다.
그런가 하면 불교에는 연등회와 관련해 ‘가난한 여인의 등불(貧者一燈)’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석가모니 부처께서 세상에 머무실 때 난타라는 가난한 여인이 있었다.
가진 것이 없었던 여인은 종일 구걸해 얻은 몇 푼으로 등과 기름을 사서 석가모니 부처께서 지나는 길에 작은 등불을 밝혔다.
위대한 각자가 오는데 작은 등이라도 밝히겠다는 심정이었다.
밤이 깊어가면서 기름이 다한 등불들이 하나둘씩 빛이 꺼져갔다. 왕과 귀족들이 밝힌 호화로운 등불도 예외는 없었다.
단 하나, 작고 초라한 등불만이 캄캄한 어두움 속에서 홀로 빛을 발했다. 가난한 여인의 등불이었다.
제자들이 옷깃으로 바람을 일으켜 등불을 끄려 했다. 밤이 깊어 석가보니 부처께서 주무실 때가 됐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끄려고 해도 등불은 꺼지지 않고 오히려 더욱 밝게 타올랐다.
그때 부처께서 말했다.
“비록 사해의 바닷물을 길어다 붓거나 크나큰 태풍을 몰아온다 하여도 그 불은 끌 수 없다. 그 등불을 보시한 사람은 자신의 재산과 온 마음을 진실하게 바쳤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은 가난하나 훗날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될 것이다.”
이번 주말 부처님 오신날(5·13)을 기념해 서울 종로에서 연등행사가 3일부터 5일까지 성대하게 열린다.
눈에 보이는 물질보다 보이지 않는 마음과 정성을 더 가치있게 여긴, 각자의 가르침을 되새기는 뜻깊은 명절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