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아이 살리기 위해 입으로 피와 토사물 빨아낸 소방관

By 이 충민

지난 1월 27일, 전남 순천시 해룡면의 한 도로에서 오후 1시14분쯤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출동한 전남 순천소방서의 이길호 소방관(소방장)은 당시 현장에 쓰러진 4살 여자 아이를 발견했다.

아이는 의식을 잃었고 입과 코에 피와 토사물이 가득 차 호흡이 어려운 상태였다.

이 소방장은 즉시 자신의 입으로 아이의 피와 토사물을 빨아내 아이가 숨을 쉴 수 있도록 했다. 한번으로는 잘 제거되지 않아 두 번씩 힘껏 빨아냈다.

이 소방장은 급히 심폐소생술을 시작했지만 아이는 깨어나지 않았다. 아이는 급히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연합

이 소방장은 최선을 다했지만 아이는 안타깝게도 사망하고 말았다. 그는 소식을 듣고 침울해할 수밖에 없었다.

한달 쯤 지난 3월 2일, 그가 근무하던 왕조119안전센터에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존경하는 소방관 아저씨!’로 시작하는 이 편지를 쓴 이는 사고 현장 인근 교회 목사의 아내 박현미 씨였다.

박 씨는 당시 이 소방장의 구급활동을 지켜봤다고 적었다.

순천소방서 제공

박 씨는 당시 장면을 지켜보고 “아이를 어떻게 하든지 살려내야겠다는 그 큰 희생과 사랑의 마음에서 우러난 그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했습니다”라며 “혹여 그날의 사고가 슬픔으로 남지 않으시길 기도했습니다”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침울해하던 이 소방장은 이 감사의 편지를 받고 그나마 마음의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이 소방장은 당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아이가 세상을 떠나 마음은 아프지만, 이렇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의 편지를 받아 소방관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