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오후 1시, 폭염이 쏟아지던 제주도 어느 도로.
10개짜리 계란 꾸러미를 자전거에 담아 집으로 돌아가던 한 80대 할머니가 더위에 지쳐 땅에 넘어지고 말았다. 자칫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운 좋게도 제주해안경비단 129의경대가 이 길을 지나고 있었다.
“엇~ 저 앞에 사람이 쓰러진 것 같은데요?”
현인호 수경, 최상혁 상경, 강지숙 영양사는 창 밖으로 할머니가 길에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급히 차를 세웠다.
일행은 차에서 내려 할머니의 상태를 살폈다.
할머니는 다행히 의식이 있었고 근처에는 자전거가 넘어져 있었다. 얼마나 무더웠는지 깨진 계란들은 아스팔트 도로 열기로 익어가고 있었다.
이들은 할머니에게 급히 생수를 건네고 도로변 그늘로 자리를 옮겨 휴식을 취하도록 도왔다.
안정을 찾은 할머니는 “계란이 다 깨져 버렸네”라고 안타까워했다. 현인호 수경은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불현 듯 고향에 계신 친할머니 생각이 났다.
현 수경은 곧장 마트로 달려가 계란 한 꾸러미를 구입한 뒤 할머니에게 선물했다.
그동안 최상혁 상경은 할머니 가족에게 연락해 할머니를 안전하게 집으로 모셔 갈 수 있도록 했다.
경찰청 측은 이 사연을 소개한 글에는 “값으로 치면 얼마 되지 않을 ‘계란 한 꾸러미’에 불과하지만 할머니에게는 손자 같은 대원들의 마음이 가득 담긴 커다란 ‘사랑 한 꾸러미’였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 사연은 경찰청 페이스북 페이지 ‘폴인러브’에 올라와 화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