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고급 주상복합인 경동제이드아파트 동별 입구에 4개의 모금함이 놓여졌다.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 각각 직장암과 신장암에 걸린 것으로 확인된 40대 중반의 경비원 두 사람을 돕기 위해서다.
3년 넘게 이 아파트에서 경비와 보안업무를 담당하던 박씨와 이씨는 암 때문에 직장을 떠나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특히 허리 통증을 참아가며 경비 업무를 계속했던 박씨는 검사 결과 암세포가 척추로 전이된 심각한 상태였다. 결국 박씨는 근무 중 통증을 견디지 못하고 병원에 옮겨졌다.
이런 소식을 접한 아파트 주민들은 크게 걱정하며 병원을 주선하거나 앞으로 치료 계획 등을 상담해주는 한편 부녀회 주도로 모금까지 결의했다.
불과 한 달도 안 돼 2천만 원이 넘는 돈이 모였다. 모금함에는 ‘조속한 쾌유를 빕니다’ ‘완쾌해서 건강하게 근무하길 기도합니다’ ‘꼭 쾌차하셔서 아파트로 돌아오세요, 화이팅’ 등 응원 편지도 들어있었다.
주민들이 인사차 아파트에 온 경비원 박씨에게 성금을 치료비로 전달하자 전혀 생각지 못한 도움을 받게 된 박씨는 감사의 눈물을 쏟고 말았다.
경동제이드 생활지원센터 추상철 센터장은 “경비원의 건강이 좋지 않으면 주민들이 나서서 해고하라고 하는 곳도 있다고 들었어요. 우리 아파트 주민들의 경비원을 아껴주시는 마음에 감사하면서도 깜짝 놀랐습니다”라고 말했다.
부녀회 총무 길옥란 씨는 “두 경비원 분께서 아파트를 잘 관리하고 지켜주신 덕분에 안전한 생활을 했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는 것은 당연합니다”라면서 “두 분 모두 얼른 건강을 회복해 아파트로 돌아왔으면 좋겠어요”라고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