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가 위험해요” 한 마디에 한밤중 달려온 의료진들

By 이 충민

지난 12일 늦은 밤, 국립대만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맡은 대만 산부인과 의사 시진청은 산모에게서 위급한 징후를 포착했다.

산모의 쌍둥이 태아 위치가 일반적이지 않았고, 그대로 제왕절개 수술을 했다가는 산모와 쌍둥이 태아 모두 위험에 빠질 것 같았다.

시진청 박사는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병원 의사들에게 도움을 청했고 곧바로 수술실에 감동적인 장면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각 과에서 의사들이 자발적으로 수술실로 달려왔다. 산부인과는 물론이고 소아과와 이비인후과, 마취과를 포함 간호사들도 포함돼 있었다.

늦은 밤 쌍둥이 태아와 산모를 살리려는 수술실에 의료진 30-40명이 가득 찼다. 이들은 좁은 수술실에서 태아들의 위치를 그림으로 그려가며 무사히 이들을 살리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안타깝게도 결국 쌍둥이 중 한 명은 세상을 떠나고 말았지만 산모의 남편은 “아내와 아이 한 명이라도 무사히 구해줘서 매우 감사하다”고 밝혔다.

해당 사연은 시진청 박사가 자신의 SNS에 사진과 사연을 올리면서 대만 네티즌들에게 퍼져나갔다.

시 박사는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은 사연을 남겼다.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 30-40명이 아기 한 명을 구하려 했다. 거의 성공하는 듯 싶었지만 결국 실패했다. 이들은 대부분 자원봉사로 왔으며 보수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사람을 구하는 것은 우리의 유일한 목표이니 돈이 대수겠는가?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를 격려해주신 가족들께 감사드릴 뿐이다. 우리는 우리 의료팀이 하늘의 뜻을 거스를 수 없으며 사실은 매우 보잘 것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신께 감사드린다.”

이후 산모의 남편은 시 박사의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은 답장을 올렸다.

“시 박사님께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저는 아기의 아버지입니다. 아들의 죽음은 더 없이 슬프지만 의사 여러분의 공헌과 노고를 떠올리자 감사한 마음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태어난 제 딸과 아내의 상황은 호전되고 있습니다. 아내가 완전히 회복되면 직접 박사님께 감사를 표할 예정입니다. 제가 배움이 부족해 잘 표현하지는 못하지만 시 박사님의 노고에 진정으로 감사드리고 참여한 모든 의료진께 깊은 감사를 올립니다. 덕분에 아내가 안전해지고 저희는 작은 천사 한 명이라도 살려낼 수 있게 됐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미지=FACEBOOK / JIN-CHUNG SHI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