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보양식으로 사용되는 고가 어종 가물치가 미국에서는 공포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우리나라에서는 미국산 물고기 배스나 황소개구리가 골칫덩이지만 미국에서는 배스나 황소개구리를 잡아먹는 한국산 가물치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힘세고 생존력 강한 가물치가 워싱턴시 일대에서 최상위 포식자로 미국 토종 생물을 마구 먹어 치우고 있다는 것.
워싱턴포스트는 2015년 미국 생태계를 위협하는 외래종 12종을 소개하면서, 한국과 중국이 원산지인 가물치(스네이크 헤드.Snakehead)를 그 중 하나로 꼽았다.
이 신문은 “‘뱀대가리’로 번역되는 영어식 이름이 보여주듯 무시무시하게 생긴 가물치가 천적이 없는 상황에서 미국 동부 일대 하천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가물치는 처음엔 관상용으로 들여왔다가 2000년 초반 한 호수에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호수에 화학 약품까지 살포했지만 가물치의 확산을 막지 못하고 있다.
버지니아 주 ‘오락ㆍ낚시국’(Department of Game and Inland Fisheries)의 존 오덴커크는 “가물치 소지에 대한 처벌을 마약류와 같은 수준인 2급 경범죄(1,000달러 이하 벌금ㆍ6개월 징역)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가물치의 급격한 확산은 새끼들이 일정 이상 성장할 때까지 부모 개체가 보호하는 습성을 가져 제대로 된 천적이 없으면 번식 속도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또 미국은 물도 좋고 먹이도 풍부해 한국 가물치보다 덩치가 커진 대형 가물치들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가물치에 대한 공포감까지 생겨나고 있다. 가물치가 물 밖에서도 호흡을 하거나 뭍에서도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 섬뜩하게 느껴진듯 “강아지나 고양이 등도 잡아먹는다” “어린아이를 공격한다”는 괴소문까지 퍼질 정도.
심지어 가물치를 소재로 한 ‘프랑켄 피쉬’라는 영화까지 만들어졌다.
한편 한국 네티즌들은 미국 네티즌들에게 가물치의 남성 자양강장 효능을 알리며 식용으로 적극 추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