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할렘가에는 오래된 차량을 끌고 동네를 돌아다니며 매일 캔이나 고철덩이 등 폐품을 줍는 할머니가 있다.
그녀는 10년간 매일 아침 1993년에 생산된 캠리 자동차, 그것도 낙서가 가득한 고물 자동차를 끌고 외출한다.
그녀는 이렇게 주운 폐품들을 쓰레기봉투에 담아 차 뒷좌석에 가득 채워넣는다. 하루 종일 주운 폐품을 팔아 버는 돈은 30달러(3만4000원) 정도.
이 할머니는 매우 가난한 노인이자 많은 고생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뉴욕포스트 등 현지 언론 9일 보도에 따르면 그녀는 뉴욕에만 총 4채의 부동산을 가진 리사 실버스미스(67)로 알려졌다.
실버스미스의 아버지는 미국 재무부 세무 분석실의 경제담당 수석이었으며, 어머니는 외교관으로 역시 정부기관에서 일했다. 남편은 뉴욕시티 경제개발공사의 경제전문가로서 1년 연봉이 18만 달러(한화 약 2억 230만원)에 달한다.
그녀는 시카고대학을 졸업한 뒤 미국 통신회사인 AT&T에서 잠시 일했고, 그 즈음인 1979년 처음으로 방 1개짜리 아파트를 2만 2000달러(한화 약 2480만원)에 구입했다. 이후 차츰 재산을 늘려 현재 그녀의 부동산 중 한 채는 시가가 400만 달러(약 45억 원)에 달한다.
이렇게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그녀가 매일 폐품을 줍기 시작한 것은 10년 전부터다. 부자가 됐지만 마음의 공허함은 채울 수 없었던 것.
그녀는 스스로 활동적인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방법, 또는 이웃과 만나고 이야기를 나눌 방법이 필요했다.
결국 그녀는 할렘가에 위치한 자신의 건물 하나를 주거지로 삼고 폐품을 수집하며 즐거움을 찾게 됐다. 두 딸은 그녀의 취미가 끔찍하다고 비난했지만 그녀는 폐품 수집을 멈추지 않았다.
실버스미스는 “이 일을 통해 이웃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며, 신체적으로 언제나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게 됐다”면서 “매일 똑같은 시간동안 이 일을 해서 버는 돈은 매우 적지만 덕분에 이웃들은 깨끗하게 생활할 수 있게 됐다. 나는 이 일이 매우 재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