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낳으면 2000만원에 영웅 훈장”… 러 인구 급감에 푸틴 ‘소련 제도’ 부활

By 연유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0명 이상의 자녀를 둔 여성에게 훈장을 수여하는 소련 시절의 제도를 부활시켰다.

타스 통신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지난 15일 푸틴 대통령은 10명 이상의 아이를 낳아 기른 러시아 여성들에게어머니 영웅훈장을 수여하도록 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CANVA

대통령령에 따르면 자녀가 10명 이상인 여성, 4~7명인 여성들에게 훈장과 각종 혜택을 준다.

자녀가 10명 이상인 여성의 경우 열 번째 자녀가 1살이 되면 금과 다이아몬드로 만든어머니 영웅훈장과 함께 100만 루블( 2100만 원)의 포상금을 받게 된다

다만 열 번째 자녀가 1살이 될 때까지 다른 9명도 모두 살아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훈장을 받은 여성은 또한 공공요금 할인, 국민연금 수령액 인상 등의 혜택도 받는다.

자녀가 4~7명인 여성들 또한부모 영광훈장을 수여하고 자녀 수에 따라 20~50만 루블( 430~1080만원)의 포상금을 주도록 했다.

옛 소련 시대 ‘어머니 영웅’ 훈장들 / 일메사제로

푸틴 대통령이 부활시킨어머니 영웅훈장과부모 영광훈장은 사실 스탈린 시대에 만들어졌다

1944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던 이오시프 스탈린은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2900만 명의 국민이 숨지자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이런 훈장을 만들었다. 1991년 소련이 붕괴하면서 이 제도가 폐지됐다. 

Adam Berry/Getty Images

이런 구 소련의 잔재를 푸틴 대통령이 되살린 이유로는 인구 감소가 꼽힌다.

러시아 인구는 올해 14500만 명 이하로 떨어지는 등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 국가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출생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3% 감소했다. 

올해 1~5월에만 86000명이 줄었다. 인구 감소율로 계산하면 전년 대비 1.6, 2020년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늘었다.

한편 일각에서는 2월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악화한 국민 여론을 달래고 ‘애국주의’를 고취하기 위해 출산 훈장 제도를 부활시킨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