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려진 고교 학창시절 왕따를 당했던 한 학생의 이야기가 지속적인 감동을 주고 있다.
이 학생은 고등학교 재학 시절 ‘왕따(집단 따돌림)’을 당해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는 학교에서 손에 땀이 많이 나서 급식시 지문 인식이 안 되어도 “쟨 사람이 아니어서 그래”라고 비웃는 등 심한 모욕을 당했다.
글쓴이는 “당시 몇 주 동안 방안에서 밤새 울며 동이 트는 것도 두려워했다”고 말할 정도로 정신적 고통이 극심했다.
어느 날 도저히 참지 못하고 부모님께 말씀드리자 아버지는 불 같이 화를 내셨고 어머니는 아들을 꼭 끌어안고 우셨다.
그는 “학교에 말하지 말아달라고, 나 그냥 조용히 전학 보내주면 안되겠느냐”며 울었다.
아버지는 결국 참지 못하고 학교에 전화를 했고 결국 담임 선생님이 글쓴이를 교무실로 불렀다.
담임 선생님은 정년을 앞둔 할아버지뻘의 수학 교사였다. 이 선생님은 제자인 글쓴이에게 “내가 나이가 많다는 핑계로 너희를 너무 방치한 거 같구나”라며 미안해했다.
담임 선생님이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는지 물었지만, 글쓴이는 어린 마음에 “난 이 학교를 떠나고 싶으니 아무것도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아무것도 하지 말아달라”는 글쓴이의 부탁에 선생님은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가해 학생들을 혼낸다거나 주의를 준다는 등 티를 내지 않았다.
선생님은 다만 그를 쉬는 시간마다 불러내 교무실 청소를 시키거나, 화분에 물을 주러 오라 하거나, 수능 4점짜리 주관식 문제를 풀게 하셨다. 쉬는 시간이라도 괴롭힘을 당하지 않고 교무실에서라도 마음 편히 있게 하려는 배려였다.
그후 글쓴이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
“등교 후 내 자리엔 우유가 터져있거나, 걸레가 올라가 있는 경우가 다반사여서 아침 일찍 와 치우곤 했는데 어느 순간부턴 항상 깨끗했다. 친구들의 장난이 끝난 줄로만 알았는데 평소보다 10분 정도 일찍 등교를 한 날 교실 창문으로 보니, 선생님께서 내 책상 낙서를 지우시고 물티슈로 닦고 계셨다.”
그는 그 순간 담임 선생님의 배려에 눈물이 났고 전학을 포기하기로 결심했다.
“그 모습에 나는 화장실로 뛰어들어가 첫교시도 들어가지 않고 펑펑 울었다. 이후로 나는 전학을 포기하고 학교에 남았고, 졸업식은 가지 않았다.”
그런데 글쓴이는 이후 졸업식에 가지 않은 것을 곧 후회했다. “선생님 사진 한 장 없는 것이 후회가 됐다. 이후에 친구에게 졸업앨범 속 선생님 사진을 찍어 보내달라고 했다.”
그리고 얼마 전 담임 선생님의 장례식에 문상을 간 얘기를 하면서 글쓴이는 글을 맺었다.
“선생님께서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 아님을 너무 잘 안다고,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그 한 마디를 못 한게 가슴에 메어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아직도 눈만 감으면 물티슈를 쥐고 있는 그 주름진 손등이 떠올라 가슴이 먹먹해지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