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의 하수에서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검출되자 보건 당국이 긴급히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을 결정했다.
영국 백신 접종 및 면역 공동위원회(JCVI)는 10일(현지시간) 런던의 여러 지역 하수에서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확인됨에 따라 시내에 거주하는 만 1~9세 어린이들에게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미 소아마비 예방 접종을 마친 어린이들도 추가 접종을 해야 한다.
영국 보건안전청(UKHSA)은 올해 2~7월 런던 하수 19개 샘플에서 소아마비 바이러스를 116회 발견했다.
UKHSA는 “소아마비 바이러스 검출량과 유전적 다양성을 고려할 때 (런던) 지역에 이미 확산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발병 사례가 나온 것은 아니라며 검출되는 바이러스는 대부분 백신 접종자에게서 나올 수 있는 수준이어서 위험도는 낮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부는 위험할 수 있는 형태로 변이됐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보건 전문가들은 이번에 검출된 바이러스가 경구 백신 접종자의 배설물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정부는 바이러스가 외부에서 유입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앞으로 런던 외 다른 지역 하수를 조사하는 한편 미국·이스라엘 등과도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 뉴욕에서는 지난 6월 수집된 하수 샘플에서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검출됐으며 2013년 이후 처음으로 뉴욕 록랜드 카운티에 거주하는 20대 남성이 확진됐다. 이 남성은 소아마비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으며 서 있을 수는 있지만 걷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아마비는 전염성이 매우 강한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주로 만 5세 미만 어린이에게서 감염 사례가 확인된다.
대표적인 증상은 고열, 인후통, 두통, 배탈, 근육통 등이다. 200명 중 1명꼴로 뇌·척수염, 팔다리 마비 등 후유증이 나타난다.
백신이 개발된 이후 선진국에선 사실상 소아마비가 종식된 것으로 판단해 왔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 소아마비 종식을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