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를 제약하는 즉문즉답 소통방식의 문제점 

[앵커]

한국의 유명 소설가가 인터넷 환경에서 주고받는 대화 방식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습니다. 즉시 말하고 즉시 답해야 하는 방식들이 소통을 오히려 방해한다는 것입니다. 최근 한 칼럼을 개제했다가 대중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만 했던, 한국 소설가 이문열씨를 만나 그의 속 사정을 들어봅니다.

[기자]

2017년 새해를 맞이하기 전인 지난 12, 소설가 이문열씨를 경기도 이천(利川) 자택에서 만났습니다. 이문열씨는 8, 90년대 종이 책이 익숙한 세대에게 선풍적인 인기와 존경을 받았던 소설가입니다.

그런데 최근 조선일보에 칼럼을 하나 게재했다가 촛불집회 전체를 비하했다고 사람들의 비난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촛불집회를 비하한 것이 아니라 집회 내에는 특정 정치 세력들도 섞여 있다는 내용의 칼럼이었다고 합니다.

[이문열 / 소설가]

내가 힘주어서 넣었던 구절이 있는데그것들은 사람들이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보수 우파가 절멸된 상태 혹은 무너진 상태이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남북의 통일이라던가기본적인 국가 체제의 변화 같은 것이 걱정스럽다고 썼는데그것들은 또 사람들이 잘 알아보지 못하는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그는 인터넷 상의 소통 방식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말합니다. 그가 생각하는 인터넷 상의 소통 중 대표적인 특징이 성급한 즉문즉답(卽問卽答)과 단문단답 방식인데, 그것이 서로의 대화를 방해한다는 것입니다.

[이문열 / 소설가]

걱정되는 것은 즉문즉답, 물으면 바로 답을 해야 하는 것, 그 자리에서 어떻게든 5분 이내에 뭔가 되든 안 되든 답을 만들어서 주고받고, 그 답이 옳든 그르든, 수가 많이 모이면, 이게 다수의 뜻이야.” 

이에 대해 요즘 사람들이 질문과 답변을 할 때 좀 더 심사숙고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문열 / 소설가]

문제 중에 어떤 것들은 심각하게 10분이라도, 아니면 좋기로는 온종일 고려해볼 수도 있고, 이 문제를 두고 생각을 해서오늘 오후, 혹은 내일 답을 하겠다.” 이런 형태로 이루어지는 질문과 대답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마지막으로 그는 인터넷의 소통 방식들로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못밖았습니다.

[이문열 / 소설가]

단문단답 만으로 해결되는 세계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NTD 뉴스 강문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