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한 여행사가 우크라이나의 전쟁터를 둘러보는 관광 상품을 내놓아 논란이 됐다.
지난 7월 우크라이나의 온라인 여행 사이트 ‘비짓 우크라이나(Visit Ukraine)’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의 도시를 둘러보는 가이드 투어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해당 관광 상품은 1인당 50유로(한화 6만6000원)로 참여할 수 있다. 러시아 군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의 주요 명소를 탐험한다.
참여자는 폐허 속 불에 탄 군용장비와 폭탄 잔해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공습의 위험에 참여자는 투어 전 긴급 대피 요령 등을 교육받는다.
여행사 측은 “투어를 게재한 뒤 200건 이상의 예약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안톤 타라넨코(Anton Taranenko) 비짓 우크라이나 대표는 “우리 투어는 사망, 재난, 파괴의 장소로 방문객들이 몰리는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과는 다르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 투어는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저항 정신을 보여주며, 전쟁 중에도 삶은 지속된다는 것을 세상에 알릴 기회”라고 설명했다.
다크 투어리즘은 전쟁, 학살 등의 잔혹한 참상이나 재난 및 재해가 발생한 공간을 둘러보는 관광을 의미한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 현장 투어, 아우슈비츠 수용소 투어 등이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인해 여행경보 4단계인 여행 금지령이 내려졌다.
미 국무부는 모든 미국 시민에게 즉시 우크라이나를 떠날 것을 촉구하며 “어떠한 영사적인 지원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외무부 역시 우크라이나에서는 “생명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여행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회사 대표는 “파괴된 도시와 저항하는 사람들을 보기 원한다면 꼭 방문하라”고 말한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회복되고 있고, 사람들은 도시로 돌아오고 있다. 키이우는 이제 방문하기 쉽고 안전한 곳”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관광 상품은 정부의 공식적인 승인을 받지 못했다.
마리아나 올레스키브(Mariana Oleskiv) 우크라이나 관광개발청 위원장은 “현재는 우크라이나를 방문하기에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 우크라이나의 승리로 전쟁이 끝났을 때 사람들을 우크라이나로 초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