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을 둘러싼 여야의 지루한 줄다리기가 22일 종료됐다.
지난 5월 30일 국회가 공백 상태로 들어간 지 53일 만에야 가까스로 합의안을 도출한 것이다.
기나긴 협상 과정에서 여야는 모두 ‘민생’을 앞세운 여론전을 거듭하며 상대를 압박했다.
하지만 주요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는 한 치 양보 없이 평행선만 달리면서 국회는 개점휴업 상태를 이어갔다.
그런데 여야 의원들이 53일간 국회가 멈춰 있었는데도 세비 1,285만 원을 받았다고 한다.
299명 국회의원들의 세비로 하루에 1억 원 넘는 예산이 지출되고 있는 셈이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국회의원 세비는 주말 포함 하루 약 42만 원으로 일하지 않아도 깎이지 않는다.
본회의나 상임위 회의에 사유 없이 불참하면 1회당 3만 1360원을 감액한다는 국회법 32조 조항이 있긴 하지만 감액 금액은 일당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한국 국회의원 세비는 연봉 1억 5426만 원 정도로 다른 주요국보다 적지 않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는 어떨까?
한국 의원들의 국민소득 대비 연봉은 3.36배이다.
미국 하원의원은 2억 2900만 원을 받아 우리보다 많지만, 미국의 1인당 국민소득과 비교하면 2.48배 수준이다.
심지어 일본 의회는 코로나 고통을 분담한다며 지난 2년간 세비 20%를 자진 삭감했다.
또 의원내각제로 운영되는 유럽 의원들의 위상과 역할은 높고 크지만 국가로부터 꼭 필요한 수준의 지원만을 받는다.
직접 운전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는 의원들이 작은 사무실에서 수시로 야근을 하고, 의원 2명이 비서 1명을 공동으로 쓰면서 의정 활동 준비는 거의 전부 직접 한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은 세비 외에도 매달 차량 주유비와 유지비 등으로 약 146만 원을 추가로 받는다.
의원실마다 8명씩 둘 수 있는 보좌진 인건비로 또 5억원 안팎이 소요된다.
모두 합치면 의원실 하나를 운영하기 위해 국민 세금 7억 5000여만 원이 투입된다.
국회가 멈춘 지난 달과 이번 달에만 50여 명의 의원이 세금으로 해외 출장을 다녀왔거나 갈 예정이다.
국회 관계자는 “국회가 문을 닫을 조짐이 보이면 해외 출장 신청이 물밀듯 들어온다”고 했다.
국회의 해외 출장 결과보고서를 보면 의원 3명이 미국 출장 때 항공료로만 3336만 원을 썼다.
한편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61·서울 서초구갑)은 21일 “민생이 위기인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민들께 죄송한 마음으로 세비를 반납하겠다”고 했다.
상당수 여당 의원들이 여기에 공감하고 있어 정치권의 추가 세비 반납으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