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관리하는 추모의 집에서 유가족들에게 알리지도 않은 채 납골당의 사진과 편지, 꽃을 치운 사실이 확인됐다.
YTN 보도에 따르면 이 납골당은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용미리 납골당이다.
최근 어머니를 이곳에 모신 A 씨는 납골당을 찾아갔다가 큰 충격을 받았다.
고인의 사진은 훼손됐고, 붙여둔 조화와 편지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으며 심지어 바닥에 버려져 있었다.
A 씨는 YTN과의 인터뷰에서 “고인 사진이었어요. 그게 땅바닥에 정말 나뭇잎, 낙엽 돌아다니듯 그렇게 허무하게 돌아다니는 걸 보고…조카가 쓴 편지도 누가 손으로 뜯은 것처럼 훼손되어 있었습니다”라고 전했다.
납골당 앞엔 습기 때문에 꽃을 치웠다는 안내문만 붙어 있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유가족 동의 과정이나 별도 안내 없이 진행했다는 점이다.
A 씨는 “전화를 일일이 하라는 것도 아니고 전체 메시지로 간단하게 보낼 수 있는 건데 유가족들에게 알리지도 않았다”라고 말했다.
묘지를 관리하는 서울 시립 승화원은 습기와 곰팡이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립공원묘지소장은 “사진이나 꽃에 곰팡이가 하도 많이 생기니까 (청소를 요청하는) 민원이 다수 발생해서 저희가 불가피하게 청소를 하는 과정에서 꽃과 사진을 제거하게 되었습니다”라고 해명했다.
유족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지 못한 건 최근 폭우로 워낙 급하게 정리 작업을 시작해서라고 덧붙였다.
한편 용미리 납골당은 서울시가 관리하는 대규모 시설이다.
서울과 거리도 가깝고 “안치단을 특수 스테인리스와 강화유리로 차단해 유골의 상태를 완벽 보존하고 있다”는 설명에 유가족이 믿고 찾는 곳이다.
용미리 납골당의 개인단 사용료는 150만원에서 많게는 600만원이다. 부부단 사용시 금액은 더욱 커진다.
YTN 취재가 시작되자 승화원은 전체 유족에게 뒤늦게 문자를 보내 꽃과 사진 수거 사실을 알렸다. 별도 사물함을 마련해 고인의 사진을 찾아갈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