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고속도로에서 불이 난 차량을 보고도 외면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다. 불이 붙은 승용차에 접근해 소화기로 불을 끈 의인은 현장을 지나가던 버스 기사였다.
22일 KBS 보도에 따르면 지난 19일 낮 12시반쯤 충북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소속 암행순찰차가 충북 보은군 당진영덕고속도로 탄부터널 인근에서 차량 화재를 보고도 그대로 지나쳤다. 이 차 안에는 경위급 경찰관 2명이 타고 있었다.
당시 영상을 보면 고속도로 갓길에 서 있는 승용차에 불이 나 시커먼 연기가 솟구치고 있었다.
여러 차량들이 1차로로 피해 가는 가운데 비상등을 켠 한 검은색 승용차가 현장을 지나쳐 가는 장면이 포착됐다. 과속 등을 단속하는 고속도로순찰대 소속 암행순찰차였다. 심지어 이 차량에는 소화기가 있었다.
정작 불을 끄기 위해 나선 건 도로를 지나던 시민들이었다.
암행순찰차가 지나간 뒤 불이 난 차량을 발견한 전세버스 기사 A씨는 승객들에게 “잠깐 저기 불난 것 좀 도와주고 갈게요”라고 동의를 구했다. A씨는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차량에 접근해 소화액을 뿌리고 운전자와 안전한 곳으로 피했다.
A씨는 KBS 인터뷰에서 “승객들이 다들 ‘도와주고 가자’고 동의했다”며 “불을 최대한 빨리 꺼야겠다는 생각밖에(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당시 운전자는 차량에서 빠져나온 뒤 소방에 구조를 요청한 상태였다. 암행순찰차가 화재 현장을 지나치기 전 112 상황실에는 차량 화재 신고가 접수돼 있었다고 한다.
고속도로순찰대 관계자는 “미흡하게 대응한 건 맞다. 경위를 파악해서 앞으로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 말했다. 해당 경찰관들은 이미 소방차가 도착한 것으로 착각했고 불이 거의 다 꺼져가는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정확한 경위를 파악한 뒤 해당 직원들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