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질병이라고 불리는 치매. 행복하고 따뜻한 기억을 차디찬 심연으로 끌어당기며 환자와 그 가족의 삶을 앗아간다.
치매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다.
이 단백질이 뇌에 쌓이면서 신경세포가 손상돼 기억이 상실되는 것이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이 단백질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해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28일 서울대 의대 연구진은 세포 및 동물실험을 통해 치매와 관련된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고 밝혔다.
뇌 면역세포라고 불리는 ‘미세아교세포’는 뇌에 쌓인 베타 아밀로이드를 분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다만 미세아교세포가 베타 아밀로이드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분해 기능을 잃게 된다.
연구진은 미세아교세포의 에너지 생산을 높이면, 다시 베타 아밀로이드 분해 능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진행했다.
알츠하이머 치매를 앓는 쥐에 대사를 촉진하는 ‘감마인터페론’을 주입하자, 미세아교세포의 기능이 회복된 것을 확인했다.
또한 뇌 속에 있던 베타 아밀로이드의 양도 줄었고, 이로 인해 인지 능력도 회복됐다.
즉, 미세아교세포의 대사 촉진이 알츠하이머 치매 질환의 새로운 치료법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연구를 이끈 묵인희 교수는 “신경세포가 아닌 ‘뇌 면역세포’를 조절해 뇌를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알츠하이머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