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이(52)데이!”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이 유독 많은 과학적인 이유

By 김연진

5월 2일, 오늘은 바로 ‘오이 데이’다.

아마 오이만큼 호불호가 갈리는 식재료도 없을 터다. 오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알싸하면서도 시원한 오이의 매력을 사랑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특유의 비릿한 맛과 쓴맛에 몸서리를 친다.

짜장면, 냉면 위에 올려진 오이 고명을 보며 절규하고, 김밥에 속재료로 들어간 오이를 발견하고 고개를 젓는다.

심지어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커뮤니티도 있다.

이들은 “오이 좀 빼주세요”라고 말할 필요 없는, 살기 좋은 세상을 꿈꾸며 스스로 ‘오이 혐오자’라고 외친다.

연합뉴스

놀라운 점은 이렇게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도 상당히 많이 있다는 것이다.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은 것일까.

그 이유가 어쩌면 유전적인, 과학적인 요인일 수 있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소개한다.

미국 유타대학교 유전과학센터는 일부 사람들이 오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가 ‘쓴맛에 민감한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우리 몸의 7번 염색체에는 ‘TAS2R38’라는 유전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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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쓴맛에 민감한 타입인 PAV와, 비교적 쓴맛에 둔감한 타입인 AVI로 나뉜다.

그중에서 쓴맛에 민감한 PAV 타입은 AVI 타입에 비해 쓴맛을 최대 1000배까지 느낄 수 있다고 연구진들은 설명했다.

이에 PAV 타입이 오이 특유의 쓴맛에도 민감하게 반응해, 오이를 싫어하는 것이라는 결론을 냈다.

실제로 오이에는 쓴맛을 내는 ‘쿠쿠르비타신’이라는 성분이 포함돼 있다. 이는 수박이나 참외 등 박과 식물에도 많이 들어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이러한 이유로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들, 즉 PAV 타입은 오이뿐만 아니라 수박이나 참외도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수박에서 오이 맛이 나”라는 친구의 말은 진심이었다. 그러니 오이가 싫다는 친구에게 오이를 강요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