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어도 땀이 뚝뚝 떨어지는 삶이 계속된다면?”
지난달 28일 방영된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 눈에 띄는 사연이 그려졌다. ‘남다른 일상을 보내는 사람’을 제목으로 만들어진 해당 코너에는 일반인인 최민설(29) 씨가 출연해 본인의 이야기를 전했다.
심한 다한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최 씨는 손과 발, 겨드랑이에 남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양의 땀이 난다. 하루에 양말을 6~7회 갈아 신어야 하는 정도. 손에 묻은 땀 때문에 도어락이 열리지 않은 적도 결코 적지 않다.
최 씨는 학창시절 땀 때문에 놀림을 자주 받았다고 고백했다. 최 씨는 “6학년 때 땀이 많이 나는 걸 알게 됐다”며 “놀림도 많이 받고 위축됐다. 땀 냄새가 날까봐 친구들 옆에 감히 다가가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최 씨가 땀을 얼마나 흘리는지 확인하기 위해 시간을 측정했다. 그녀의 손이 땀으로 흥건해지기 시작한 시점은 실험 개시로부터 불과 10초. 3분이 지날 무렵에는 손에 맺힌 땀이 뚝뚝 떨어질 정도였다.
일반인은 상상도 해보지 못한 장면. 보통 다한증은 청소년기에 심해졌다가 성인이 될 무렵 좋아지는 양상을 띠지만, 최 씨는 20대에 접어들 무렵에도 땀의 양이 줄어들지 않았다.
최 씨는 “다한증이 사람을 포기하게 만든다”며 “요리사가 되고 싶었지만 다한증 때문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손님에게 땀이 흥건한 요리를 줄 수 없으니까”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한때는 부모님을 원망하고 울기도 많이 울었다는 최 씨. 그녀는 “잠 잘 때는 땀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잠 잘 때가 제일 좋다”고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최 씨는 다한증 때문에 평생 위축된 삶을 살았지만, 현재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세상 사람들과 소통 중이다. 그녀는 “나 자신을 감추는 모습이 바보 같았다”며 다한증을 겪고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응원을 해주고 싶었다는 생각을 밝혔다.
그런 최 씨를 바라본 가족들은 “잘 견뎌내고 있는 것 같아서 그래도 다행이다” “촬영도 하고 방송도 나가는 걸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지만, 여전히 걱정이 가득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최 씨의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진짜 힘들겠다’, ‘나로서는 상상도 못해본 삶이다. 응원한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