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 키우고 싶다면, ‘유치원생’이 돼라! MIT 교수가 공개한 ‘크리에이티브의 왕도’

By 박 형준 인턴기자

“지난 천 년 동안 등장한 가장 중요한 혁신은 바로 ‘유치원’이다.”

“창의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유치원생처럼 배워야 한다”는 MIT 교수의 주장이 관심을 끌고 있다. 급속한 발전을 거듭하며 ‘창의적인 사고와 행동’이 어느 때보다도 강조되고 있는 오늘날, ‘유치원 식’ 배움이 아이와 성인 모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말이다.

1837년 프리드리히 프뢰벨이 세계에서 최초로 어린이를 위한 교육기관을 설립했다. 독일어로 명명된 해당 시설의 이름은 ‘킨더가르텐(Kindergarten)’. 영어로 ‘Children’s garden’로 불리는 이 교육기관은 곧 ‘어린이들의 정원’이라는 의미를 가지며 아이들의 창의성을 쑥쑥 키워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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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프뢰벨은 5세 이하의 어린이들에게 일방적인 정보 전달을 제공하는 대신, 각종 블록과 타일, 색종이 등의 장난감을 직접 만져보고 놀면서 느껴보도록 유도했다. 아이들이 깔깔거리며 즐거워하는 장면이 오늘날의 유치원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놀이를 통해 엉뚱한 상상을 펼치던 어린 시절이 떠오르지 않는가?

이와 관련해 MIT에서 컴퓨터과학을 가르치고 있는 미첼 레스닉 교수는 “유치원을 학교처럼 만들 게 아니라, 학교, 아니 모든 삶들을 유치원처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상하고, 상상한 것을 만들고, 만든 것을 가지고 놀다가 친구들과 공유하고, 친구들의 반응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이를 통해 다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어린이들의 나선형 배움 구조가 창의력을 샘솟게 하는 원천이라는 말이다.

이러한 생각을 토대로 레스닉 교수는 MIT 실험실에 ‘평생유치원’이라는 프로젝트 팀을 만들었고, 아이들의 위와 같은 배움 방식을 청소년, 어른에게 도입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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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개발한 것이 초보자 코딩 교육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스크래치(Scratch)’이다. 이 프로그램은 각종 컴퓨터 언어와 명령어를 지루하게 암기하는 기존의 방식이 아닌, 상자에 넣어진 명령어를 귀여운 그림에 맞추는 ‘놀이’의 방식을 학생에게 제공한다.

아이들이 레고 블록을 쌓아가듯, 학생들은 명령어 블록을 쌓으며 놀다가 자연스럽게 컴퓨터 언어를 습득하게 된다. 외우고, 또 외우는 어른의 방식이 아니라, 블록을 맞추는 과정에서 어떤 상상을 떠올렸고, 또 이를 어떤 방식으로 구현해낼 것인지 스스로 생각해가며 창의성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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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스크래치’는 유저들의 ‘놀이터’, 혹은 ‘유치원’으로서 기능하며 사용자들에게 즐거운 배움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자신의 코딩을 공유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상상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 프로그램은 현재 하버드대학교 컴퓨터공학과의 강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3천만 명을 훌쩍 넘는 유저들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레스닉 교수는 “성인 학습자들은 정답을 원한다. 빨리 대답하고 쉽게 마치려 한다”며 “하지만 아이들은 아무리 긴 시간과 노력이 들어도 자신에게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것이 아이와 어른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강조하면서 “창의적 사고를 하고 싶은 어른들이 반드시 배워야 하는 자세”라고 덧붙였다.

‘창의성의 왕도’를 접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하긴 유치원 다녔을 때만큼 통통 튀는 생각을 한 적이 없지’, ‘빨리 대답하고 쉽게 마치려 한다는 말이 괜히 찔린다. 반성한다’, ‘아이에게 배우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구나’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