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대신 고기로 장학금을 주는 제도가 일본에 등장했다. 매일 하루 한 끼 소고기구이를 대학생들에게 제공하는 ‘장학육(肉)’ 제도이다.
장학육은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들에게 하루 한 끼 고기를 먹게 하는 제도다. 일본의 장학제도는 금전적 지원 후 이를 상환하는 조건이 일반적인데, 장학육 제도는 상환 조건 없이 매일 한 끼 소고기를 무료 제공한다.
일본의 외식사업업체 ‘주식회사 팩트(ファクト)’는 형편이 여의치 못한 학생을 대상으로 지난 2018년 10월 장학육 1기생 5명을 모집했다. 선발된 장학생은 일 년 동안 도쿄에 위치한 이원(焼肉酒家 李苑), 칸비프(和牛専門 カンビーフ) 등 4개 점포에서 술을 제외한 모든 메뉴를 무료로 먹을 수 있다.
1기 장학생으로 뽑힌 다카하시 아마노카와(高橋雨川·18)양은 ‘장학육’ 제도에 대해 “굉장히 신선한 발상이라며, 언제든 고기를 먹을 수 있다고 하니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고 했다.
다카하시씨는 일본식 고기구이 전문점인 야키니쿠 가게를 방문해 갈비와 안창살을 배불리 먹었다. 모두 4100엔(약 4만 2천 원) 치의 고기를 구워 먹었지만, 한 푼도 계산하지 않았다.
주식회사 팩트(FACT)는 “통계에 따르면 장학금을 빌리는 대학생이 10년 사이 1.5배 늘어났다. 대부분 상환을 조건으로 한 장학제도여서 파산하는 사람까지 생겼다”며 “상환 조건 없이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장학 제도가 바로 장학육이다”라며 장학 제도의 취지를 밝혔다.
선발 기준은 학생의 학업 성적과 부모 소득 수준이다. 저소득층을 우대하고 한 부모 가정의 학생도 우대받는다. 또 다른 장학금 제도와 병행도 가능하다.
칸 스미모토(菅 在根) 팩트 사장은 니혼TV의 취재에 응해 “학생들이 식비를 한 끼라도 무료로 해결할 수 있다면 생활이 더 여유롭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며 “편안하게 공부에 집중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