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에 잠자리를 잡았던 건 누구나 흔한 추억일 것이다. 하지만 비실비실해 우리가 쉽게 괴롭혔던 잠자리는 사실은 곤충 중에서는 상위 포식자에 속하며 매우 이로운 곤충으로 알려져 있다. 모기의 특급 천적이기 때문이다.
잠자리는 먹이로 모기·파리·나방과 같은 대부분 사람에게 해충으로 인식되는 작은 곤충들을 잡아먹는다. 사람은 모기 한 마리를 잡기 위해 밤잠을 설칠 때도 많지만 사람과 달리 잠자리는 거의 전문 킬러 수준으로 모기를 잡을 수 있다.
잠자리가 모기를 쉽게 잡을 수 있는 것은 엄청난 비행 능력 때문이다. 잠자리의 비행 능력은 곤충 중에서 거의 최상급 수준이다.
어릴 때 혹시 뜯어 놀기도 했던 잠자리의 날개는 그냥 얇은 막인 게 아니라 가는 관이 있어서 혈액은 물론 신경도 갖고 있다. 두 쌍의 날개를 움직이는 근육은 각각 따로 움직이는 것이 가능하다. 덕분에 방향전환과 속도를 자유자재를 조절할 수 있어 심지어 새들도 못하는 후진까지 할 수 있다.
날파리떼 속에서 잠자리가 포식하는 장면을 보면 상하좌우 종횡무진으로 날아다니며 공중에서 날파리를 다리로 잡아채 입에 넣는다.
또 잠자리는 몸에 비해 크고 둥근 눈을 갖고 있다. 잠자리의 둥근 눈은 사방의 곤충을 감지하며 그 움직임을 폭넓게 예측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크레인처럼 강력한 턱과 유연한 다리를 이용해 그물처럼 먹잇감을 움켜쥘 수 있다. 왕잠자리 같은 경우 턱으로 인간의 피부에도 상처를 줄 수 있다.
왕잠자리 성충의 경우 모기를 하루에 몇 백 마리, 많으면 1000마리 단위로 잡아먹는다. 그러한 이유로 서초구를 비롯한 일부 지자체에서는 모기 방제 사업을 위해 잠자리를 이용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