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즐겨 먹는 해산물 등에 유해 화학 물질이 포함된 5mm 이하의 ‘미세 플라스틱’이 잇따라 검출돼 우리나라 해양 생태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전 세계 바다가 갈수록 오염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플라스틱이 바다나 호수로 흘러가면서 부서져 많은 수중 생물이 위협받고 있다.
특히 150μm(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미세플라스틱은 인체의 여러 기관에 침투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지난 10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환경 공동연구팀은 인체와 비슷한 배아 기관을 갖춘 열대어 ‘제브라 피쉬’를 이용해 초미세플라스틱이 몸속에 흡수돼 복합 독성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초미세플라스틱은 플라스틱이 쪼개지고 쪼개져 현미경으로도 보기 어려운 머리카락 굵기의 1/100, 약 1마이크로미터(1μm=1000분의 1mm) 이하의 가장 작은 플라스틱으로 ‘나노플라스틱’이라고도 불린다.
이는 특히 해양 오염의 주요 물질로 주목받고 있지만, 그동안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파도의 마찰 등에 잘게 쪼개져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은 해양생물의 뱃속으로 들어가는데, 플라스틱이 작을수록 이것을 흡수할 수 있는 해양생물의 숫자와 종은 늘어난다.
나노플라스틱은 플랑크톤도 섭취할 수 있을 정도로 미세하기 때문에 먹이 사슬의 최상위 포식자인 인간의 식탁에도 나노플라스틱을 머금은 고등어생선 구이가 올라올 수도 있다.
현재 해양에만 약 5조 개의 플라스틱 조각이 떠돌아다니는 것으로 추산한다. 심해·무인도·남극 등 인간이 살지 않는 곳까지 플라스틱 쓰레기가 범람하고 있다. 플라스틱 쓰레기로 고통 받는 해양 생물의 사례와 플라스틱 쓰레기 실태를 방송하고 있지만, 사람의 의식이 바뀌지 않는 한 무의미하다. 플라스틱이 인류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플라스틱은 인류에게 유용한 물질이나 오랜 기간 썩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지구에 플라스틱이 넘쳐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플라스틱 지구’를 고민하고 대책을 세워야 할 때이다.
우리는 식탁에서 미세플라스틱을 소량이지만 꾸준히 섭취하고 있다. 이에 대한 연구와 규제가 시급하다. 요즘 플라스틱 빨대를사용하지 않는 커피숍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작은 노력이 지구와 인류를 보존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