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청년이 학문의 전당인 대학교에 입학한다. 수준 높은 전공 수업을 수강하고, 똑똑한 친구들과 토론하며 척척박사가 될 생각에 마음이 설렌다. 하지만 이게 웬걸? 대학 생활은 상상했던 것과 확연히 다르다.
졸업할 때쯤이면 당연히 척척박사가 될 줄 알았건만, 막상 학교를 떠날 때가 닥쳐 뒤를 돌아보면 아무것도 이뤄낸 일이 없는 기분이다. 하지만 4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짧지 않기에, 그동안 나도 모르게 향상된 능력들이 있다.
27일 ‘다음 1boon’에 ‘대학교 다니면서 세상 잘하게 된 것’이라는 게시글이 업로드됐다. 해당 글은 네티즌들의 ‘웃픈’ 감정을 자극하며 큰 화제가 된 바 있다. ‘이거 내 얘기 아니야?’라는 생각을 절로 일으키는 내용을 함께 살펴보자.
▲ PPT 제일 잘 만드는 사람 ‘나야 나’
대학교 수업은 대체로 조별 과제와 조별 과제, 그리고 조별 과제로 구성된다. 이에 따라 다른 학생들 앞에서 발표할 일도 많아지는 가운데,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한 비장의 무기가 자연히 다듬어지기 마련이다.
조장은 하기 싫고, 할 수 있을 것 같은 건 바로 PPT 만드는 일이다. 그리고 4년 동안 PPT를 도맡아 만들다 보면, 졸업할 때쯤 ‘PPT 장인’이 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 ‘멍 때리기 대회’ 예비 우승자는 바로 나
대학교에 다니며 터득하는 신기한 기술 중 하나가 바로 ‘눈 뜨고 잠자기’이다. 지루한 수업으로 인해 졸음이 몰려올 때 그저 ‘멍’하니 시간을 보내다보면 어느새 수업이 끝나 있는 기적. 이 기술은 4년 동안 갈고 닦아지며 끝내 완성된다.
▲ 야식 주문하기
밀려드는 과제와 시험공부. 대학생은 정녕 올빼미족이 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것일까? 정말이지 밤늦게까지 잠을 자지 못하면 순간적인 짜증이 몰려오기 마련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야식(이라고 쓰고 ‘삶의 낙’이라고 읽는다)이다. 하지만 늦은 밤까지 영업을 하는 가게는 많지 않다. 이때 다음과 같은 능력이 빛을 발한다. 바로 12시 이후에 영업하는 배달음식집을 귀신같이 기억해내는 능력이다. 이 기술은 4년간의 훈련을 거쳐야 비로소 경지에 오르게 되는 고급 기술이라고 불린다.
▲ 교수님 성대모사
하라는 공부는 잘 안 되는데, 교수님 따라하는 건 왜 이렇게 잘 되는지 모르겠다. 문자 그대로 ‘똑같은’ 성대모사를 듣고 자지러지는 친구들을 보고 있으면 내 안의 숨겨진 연기의 재능이 발현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목소리의 미묘한 톤과 악센트, 심지어 걸음걸이까지 따라 할 수 있게 될 때, 진지하게 배우의 길을 걸어보면 어떨지 고민하게 된다.
▲ 혼합주 황금비율 찾아내기
소맥, 양맥, 고진감래, 통일주, 9시뉴스주, 에너자이저주…… 이 모든 폭탄주에는 본연의 맛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황금비율’이 있다. 그리고 ‘인싸’의 칭호를 얻은 대학생은 자신만의 황금비율을 가지고 있다.
▲ 리포트 문장 잘 늘리는 내가 바로 ‘장편 소설가’
리포트 분량을 맞추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문장을 한도 끝도 없이 늘리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하여 등의 접속사를 붙이면 반 페이지 정도는 거뜬히 늘릴 수 있다. 글자 포인트와 자간 간격을 티 나지 않게 늘리는 잔머리도 귀신같이 늘어나게 된다.
이외에도 대학 생활 동안 늘어나는 잔꾀는 무궁무진하다. 네티즌들은 ‘이거 내 일기장인가?’ ‘누가 CCTV 달아놓고 나 감시했나 보다’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등 유쾌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