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먹을 때 식욕에 영향을 주는 것은 참 많다. 음식의 향, 모양, 색깔, 접시 크기, 당시 분위기 등이다.
식품 학술 전문지 ‘식욕(Appetite)’ 2014년 호에 따르면, 바디로직(BodyLogicMD)의 최고의료책임자인 제니퍼 란다는 특히 접시 색깔에 주목했다.
란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여러 색의 접시를 두고 먼저 참가자들에게 팝콘, 초코렛쿠키, 핸드크림에 대한 선호도 조사를 한다고 거짓말을 했다.
팝콘이 얼마나 짜냐, 초코렛쿠키의 땅콩이 맛있냐, 핸드크림이 얼마나 찐득하냐 등등 거짓 목표와 문항을 주었다.
참가자들이 거짓 목표에 한참 빠져 몰두하는 동안 연구원들은 오히려 소비하는 음식과 크림의 양을 계측했다. 그릇 색깔에 따라 소비하는 음식과 핸드크림 양을 살펴보았던 것이다.
결과는 아주 재미있었다. 팝콘과 쿠키가 빨간 접시에 담겼을 때 가장 소비하는 양이 적었다. 심지어 핸드 크림도 빨간 접시에 담겼을 때 가장 적게 발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로 란다 박사는 “이번 여름, (다이어트를 위해) 식기의 색 중에 ‘빨강’이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빨간색이 식욕을 떨어뜨린다는 연구도 2013년 같은 잡지에 발표됐다.
이탈리아 파르마 대학의 인지 심리학자 니콜라 브루노는 240명의 실험 참가자들에게, 빨강, 흰색, 파란색 접시에 담은 초코칩이나 팝콘을 자유롭게 먹어달라고 주문했다.
그 뒤 먹은 양을 조사해보니 빨간접시에 담긴 음식을 먹은 사람들이 다른 접시에 담긴 음식보다 가장 적게 먹은 것으로 나타났다.
브루노 박사는 “처음에는 접시의 색깔보다 짙기에 차이가 아닐까 하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빨간색 자체가 식욕억제에 관여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브리티시 영양협회 관계자는 “(이번 연구로) 향후 정부 당국자들은 유해한 식품에 빨간색 포장지를 사용해 먹는 것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