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면서 ‘사라진 병영문화’

By 김동욱 인턴기자

“줄 서서 기다리던 영내 공중전화는 무용지물이 됐고 생활관에 한 대씩 있던 수신 전용 휴대전화는 사라졌다.”

지난 1일부터 육·해·공·해병대 등 모든 부대에서 병사들이 시범적으로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다.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 시간은 평일 오후 6시부터 밤 10시까지, 휴일 오전 7시부터 밤 10시까지로 제한한다.

군 특성상 보안을 위해 사용에 따른 제한 사항이 몇 가지 더 있다.

연합뉴스

촬영이나 녹음 기능을 제한하고 외장형 저장매체는 사용 불가하며, 군사 자료를 저장, 전송하거나 SNS 등에 게시하면 엄격한 처벌을 받는다.

이같이 병사들이 휴대전화를 사용한 지 20여일 만에 몇 가지 병영 문화가 크게 바뀌었다.

연합뉴스

군대라고 하면 ‘편지’를 빼놓을 수 없는데, 가수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 노래 가사 중 ‘친구들아 군대 가면 편지 꼭 해다오’는 휴대전화(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추억이 됐다. 일과 후 스마트폰으로 친구들과 연락이 가능해 펜을 들고 편지 쓸 일이 없어진 것이다.

그리고 ‘TV채널’ 선택권을 둘러싼 충돌이 없어졌다. 그전에는 시청하고 싶은 채널이 다를 경우 할 수 없이 고참에게 채널 선택권이 주어졌다. 하지만 지금은 신경 쓰지 않는다.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프로그램을 시청하면 된다. 참고로 군대에서는 단연 ‘트와이스’ ’블랙핑크’ ‘레드벨벳’ 등 걸그룹이 인기탑이고 케이팝 지존 ‘BTS(방탄소년단)’ 등 보이밴드는 관심에서 후순위로 밀린다.

또 ‘운동과 대화’가 줄어들었다. 한 달 전만 해도 일과 후 담소와 농구나 족구 등으로 소일하는 것이 낙이었는데, 스마트폰을 손에 넣은 후로는 관심 밖으로 밀렸다.

연합뉴스

병사들은 휴대전화 사용 소감 질문에 “휴대전화 사용으로 병영문화가 크게 바뀌었다”며 “사회와의 고립에서 오는 단절감이나 답답함이 많이 해소되는 것 같다”고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