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까치잡이’로 매년 부수입으로 천만 원 정도를 올릴 수 있지만 까다로운 조건을 갖춰야 한다.
지난 15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충남 공주시에 사는 김진화(51)씨는 겨울철 까치잡이 부업으로 1천400만 원을 벌었다.
김 씨는 SUV 차를 몰고 다니며 공기총으로 60m 떨어진 전봇대 위에 앉아 있는 까치를 사냥 후, 한전 공주지사에 이를 넘긴다.
한전은 포상금으로 마리당 6천 원을 준다.
김 씨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약 2개월 동안 공기총으로 까치 2천400여 마리를 사냥했다. 돈으로 환산하면 1천400만 원이다.
이렇게 10년 동안 겨울철마다 까치잡이를 해 온 김 씨는 매년 1천만 원 이상 수입을 올렸다.
한전은 2000년에 까치를 잡아 오면 포상금을 주는 ‘까치 포상금제’를 시작했다. 한전에 따르면 2008년부터 10년간 포획한 까치는 215만 1천 마리로 포상금은 87억9500만 원에 달했다.
한전이 까치잡이에 나선 이유는 정전사고로 인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뱀이나 천적을 피해 높은 곳에 둥지 짓는 까치는 전봇대 배전반 등에 집을 지으며 누전의 원인이다.
전기를 전달하는 도체 역할을 하는 까치집 재료인 철사나 까치는 누전을 일으켜 전기차단기가 내려가게 한다. 이렇게 차단기가 내려가면 갑자기 정전이 일어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정전사고를 일으키는 조류는 까치가 유일하다.
영리한 까치는 자신에게 해를 가하는 사람이나 엽사들의 행동을 기억해 도망가므로 까치잡이가 쉽지 않다. 그래서 엽사들도 까치 사냥을 꺼린다.
게다가 까치잡이 엽사(사냥꾼)가 되는 것 또한 까다롭다.
필기와 실기 과정으로 나뉜 자치단체의 수렵면허 시험에 합격 후, 수렵단체에 가입하고 보험도 들어야 한다. 수렵단체는 5년 이상 경력자만 한전 측에 까치 포획 엽사로 추천한다.
사냥 분비 비용도 만만찮다. 공기총과 렌즈 등 기본 장비 구비에만 600~700만 원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일반 승용차가 아니라 SUV를 이용해야 한다.
엽사 경력 15년 이상 된 김 씨는 “까치잡이는 투자한 시간과 돈에 비해 소득이 높은 것은 아니다”라며 “엽사 경력이 10년 이상이어야 까치 사냥이 쉽다”라고 말했다.
까치 개체 수 증가와 쉽지 않은 포획으로 정전사고는 줄지 않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까치를 1년만 잡지 않아도 개체 수가 급격히 늘어 정전사고도 증가할 것이다”라며 “사람이 총으로 잡을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