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지출은 최소화, 기부는 ‘통 크게’, ‘슈퍼 리치’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소비 습관

By 박 형준 인턴기자

값비싼 자동차와 운전기사, 전용 비행기, 대저택과 그 안에서 일하는 집사들, 그리고 호화로운 만찬까지. ‘슈퍼 리치’를 떠올리면 연상되는 것들이다.

물론 그렇게 사는 갑부들도 많지만, 세계적으로 손에 꼽히는 부자들 중에는 의외로 검소한 생활 습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이들의 특징은 개인 지출을 최소화하는 대신, 기부에 있어서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품격을 선보인다는 것이다.

네이버 ‘jobsN’에 소개된 ‘특이한 부자들’의 면모를 함께 살펴보자.

SAUL LOEB/AFP/Getty Images

▲ 워렌 버핏(Warren Buffett)

825억 달러(약 93조7200억 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워렌 버핏 버크셔 헤서웨이의 회장은 평소 검소한 생활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네브레스카 주 오마하 시 외곽에 있는 집에서 60년 동안 살고 있으며, 같은 핸드폰을 5년 넘게 사용해왔다.

매일 아침 직접 차를 운전하며 맥도날드 햄버거를 아침식사로 먹는 버핏. 하지만 그는 자신의 재산 80%를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워렌 버핏과의 점심 식사’ 경매로 얻은 260억 원 이상의 수입 또한 구호단체에 기부했다.

Flickr | World Economic Forum

▲ 아짐 프렘지(Azim Premji)

인도 IT 산업의 부흥 신화를 일군 아짐 프렘지 와이프로(Wipro) 회장 또한 검소한 생활 습관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는 해외에 나갈 때 이코노미석을 이용하고, 숙박 또한 호텔이 아닌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해 머무른다. 직원들이 퇴근한 이후에는 직접 사무실 전등을 끄고, 심지어 화장실의 휴지 사용량도 관리한다.

‘짠돌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프렘지 회장은 그러나 기부에 있어서는 슈퍼 리치의 면모를 유감 없이 보여준다. 그는 “인도가 가난에서 벗어나려면 교육에 투자해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약 75억 달러(한화 약 8조500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아짐 프렘지 재단에 기부했다. 프렘지 회장은 현재까지 210억 달러(23조8600억 원)를 사회에 환원했고, 이는 인도 역사상 가장 큰 기부 금액으로 남아 있다.

Wikimedia | Los Angeles Daily News

▲장 폴 게티(Jean Paul Getty)

석유산업으로 큰돈을 번 게티는 고흐, 모네, 르누아르 등 유명 예술가들의 작품을 수집해 시민에게 무료로 개방했다. 1966년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로 돈이 많았던 그는 그러나 작품 수집 외에는 절대로 지출을 하지 않는 ‘구두쇠’로 유명했다.

납치된 손자의 몸값을 흥정한 일화는 유명하다. 1973년 게티의 손자가 유괴를 당했다. 당시 납치범은 1700만 달러를 몸값으로 요구했으나, 게티는 이를 단호하게 거부했다. 납치범들은 결국 손자의 귀 한 쪽을 잘라 일간지에 보냈고, 그제야 게티는 몸값을 지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그는 흥정에 흥정을 거듭해 결국 220만 달러까지 몸값을 깎았고, 그렇게 손자는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게티는 “납치범의 요구에 응할 시 다른 손자들 역시 줄지어 납치될 우려가 있었다”며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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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크 저커버그(Mark E. Zuckerberg)

바로 그 ‘페이스북’을 만들어내며 혜성처럼 등장한 마크 저커버그. 그는 약 623억 달러(약 70조8000억 원)의 자산을 가진 세계 8위의 부자다.

젊은 나이에 벼락부자가 된 만큼 약간의 사치를 부려도 될 법한데, 저커버그는 항상 회색 티셔츠와 청바지 차림으로 공식 석상에 나타난다. “무엇을 입을지 고민하는 시간을 아껴 내 주변을 돌보고 싶다”고 말하면서 말이다.

언제나 같은 종류의 옷을 입으며 3천만 원 대의 폭스바겐 ‘골프’를 타고 다니는 저커버그. 이런 ‘돈 많은 짠돌이’가 따로 있을까 싶지만, 그는 2015년 첫 딸을 얻음과 동시에 “재산의 99%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히며 전 세계인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거만하고 남을 배려할 줄 모를 것만 같은 슈퍼 리치들. 하지만 그들 중에는 검소하고, 항상 타인을 생각하며 보탬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사회적 귀감이 되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를 접한 네티즌들은 ‘나 같으면 흥청망청할 텐데 존경스럽다’,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다’, ‘보고 배워야겠다’ 등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