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해저도시 건설 사업을 실증할 시험 무대로 울산 울주군 서생면 신리항 앞바다가 낙점됐다. 이곳에 30m 수심에 3명이 30일간 체류할 수 있는 해저공간이 건설될 예정이다.
30일 울산시와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 따르면 울주군 서생면 일원은 해저도시 유치 희망 신청서를 제출했다. 해저 조사를 한 결과 해저공간 구조물 안착이 가능한 신리항 900m 앞바다 해저 30m 지점에 해저공간을 건설하게 됐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 따르면 우선 2027년까지 사람이 실제 체류할 수 있는 모듈형 수중 구조물을 설치해 개발된 기술을 실증하는 게 목표다.
이후엔 수심 200m 아래, 1만1720㎥ 면적에 5~30명이 77일간 머물 수 있도록 확대할 계획이다. 5년간 국비 310억원 등 총 373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당초 울산 앞바다가 후보지로 선정된 건 탁도·조위·수온 등의 조건이 비교적 수중작업에 쉽고 최근 20년간 해저지반 침하 이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또 조선해양플랜트 기술과 관련 산업 단지가 있어 해저공간 플랫폼 사업 연계에 효율적이다.
바닷속에서 해저도시를 건설하는 건 사람이 아닌 로봇이다. 육상에서 만든 구조물 모듈을 해저로 가져가 조립하는 식이다.
울산시는 내년에 52억4200만원을 투입해 해양 관측기를 설치·고정한 뒤 테스트베드 일원 해양 수온과 유속 등 각종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할 계획이다. 2025~2026년쯤에는 실제 연구원 등이 거주하게 될 시험 구조체를 만든다.
‘울산 해저도시 건설’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지진·해일 등 해양재해의 조기 경보가 가능한 ‘해양관측 예보시스템’ 구축, 에너지 효율과 안정성이 높은 ‘수중 데이터센터’ 운영, 수중호텔 건설 등 해양문화 체험 관광 같은 연계사업도 함께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울산 해저도시 조성사업은 잠들어 있던 해저공간을 개척해 인류의 생활영역을 확장하는 매우 의미 있는 사업”이라며 “바닷속 미지의 세계를 향한 거대한 도전이 성공적으로 추진돼서 기후변화나 자원고갈 등 미래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