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보드를 타고 가던 아이를 친 운전자가 처벌받지 않았다는 사연이 재조명되며 누리꾼들이 공분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파트 단지라서 처벌을 안 받는 가해자’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공유됐다.
내용은 지난 3월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 공개된 영상을 정리한 것이었다.
당시 한문철 변호사와 함께 피해 아동의 아빠가 함께 사고 영상을 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사고는 지난 2017년 8월 7일 오후 4시경 서울특별시 강서구의 한 아파트 경비실 초소 앞에서 일어났다.
70대 운전자가 몰던 아우디 차 한 대가 갑자기 중앙선을 넘어 아파트 단지 내로 돌진했고, 킥보드를 타던 8살 A양을 덮쳤다.
이 사고로 의식을 잃은 A양은 병원으로 옮겨졌고, 가족은 “딸을 떠나보낼 준비를 해라. 살아도 식물인간 상태일 것”이라는 말까지 들었다.
그러나 이 운전자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에 따라 사고 후 아무런 벌점과 범칙금 처분을 받지 않았다.
현행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4조1항은 “교통사고를 일으킨 차가 보험업법 4조 등에 따른 보험 또는 공제에 가입된 경우, 제3조2항 본문에 규정된 죄를 범한 차의 운전자에 대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피해자가 신체의 상해로 인해 생명에 대한 위험이 발생하거나 불구가 되거나 불치 또는 난치의 질병이 생긴 경우, 가해자는 보험 특례를 적용받지 못한다고 돼 있다.
A양이 의식을 찾고 회복했으니 “중상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돼 사건은 보험처리로 종결된 것.
게다가 아파트 단지 내 도로는 도로교통법상 ‘도로’에 해당하지 않아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3항에 해당하는 12대 중과실 사고를 적용할 수 없다.
또 중앙선 침범의 경우, 인도에서 튕겨 중앙선을 넘은 것이지 일부러 넘은 게 아니라는 이유로 가해 차주는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게 됐다.
A양 아빠는 “경찰도 이해가 안 간다고 하면서도 처벌할 법이 없다고 하더라”라며 “딸이 식물인간 됐거나 죽었으면 가해 차주를 처벌하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해서 처벌하지 못했다”고 황당해했다.
한문철 변호사는 “잘못한 만큼 처벌받아야 한다”라며 “교통사고특례법은 폐지되어야 옳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양 아빠는 딸이 사고 1년 반 정도 지난 후부터 학교도 다니며 거의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