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삶을 살아온 신신예식장 백낙삼 대표의 삶이 화제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 10월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백 대표 방송 내용이 재조명됐다.
그는 1967년부터 현재까지 54년 동안 형편이 어려운 이들의 결혼식을 무료로 열어주고 있다.
찾는 이들이 많을 때는 직원을 고용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백 대표와 그의 아내가 모든 일을 도맡고 있다.
사진촬영과 주례, 주차관리, 청소, 조명과 음향까지 모두 백 대표 몫이다. 아내는 드레스 실장을 맡고 있다.
신부화장은 유명 대학의 무용학 교수가 자원봉사로 도와주고 있다.
이렇게 지금까지 1만 4천쌍이 그의 도움으로 결혼식을 올렸다.
봉사를 시작한 건 찢어지게 가난했던 과거 때문이었다.
중앙대 교육학과에 다니다 집안 사업이 망해 중퇴를 했고, 가족은 뿔뿔이 흩어졌다.
먹고살기 위해 길거리 사진기사로 일을 시작했는데 실력 있는 사진으로 입소문이 나며 돈을 벌기 시작했다.
사진 1장에 20원씩 모아 124만원을 장만해 2층 건물을 구입했다.
그 건물로 뭘 할까 고민하다 가난 때문에 결혼식도 올리지 못했던 과거를 떠올리며 무료 결혼식을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처음 시작할 때는 사진값만 받았다. 그런데 2019년 국민훈장을 받고서는 이를 ‘채찍질’로 여기며 사진값도 받지 않는다고.
91살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왕성한 활동을 하는 그는 건강 비결을 운으로 꼽았다.
혈변을 보게 됐는데 병원에서 받은 진단은 대장염이었다.
그 이후에도 계속 혈변이 이어졌고, 한달 후 대장암 말기 남편이 세상을 떠나기 전 결혼식을 올리고 싶다는 사람이 찾아왔다.
그런데 백 대표의 증상을 듣더니 어서 병원에 가보라고 한 것.
대장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위해 몇 달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서 우연히 자리가 비면서 곧바로 수술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수술을 한 지 딱 열흘만에 다시 예식장에 나왔다. 그때가 1만 4천쌍 주례를 본 것 중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당시를 회상하던 아내는 “그때 살이 7kg 빠졌다. 진짜 이런 사람은 세상에 하나뿐이지 싶다. 최고다”라고 말했다.
그의 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린 부부들은 이후 감사의 인사를 전하거나 형편이 나아져 돈을 부치기도 한단다.
그는 “100살이 될 때까지 예식장을 하고, 결혼식 장부를 배낭에 넣고 전국 일주를 하며 결혼했던 사람들이 잘 사는지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방송 이후 신신예식장에는 경사가 겹쳤다.
백 대표는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 LG의인상을 수상했다.
롯데백화점 마산점은 팔을 걷어붙이고 신신예식장 보수를 지원하고 있다.
방송 출연 섭외도 줄을 잇고 있다. 내년 1월 MBC 실화탐사대, MBN 등에서 백 대표의 삶을 방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