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취업을 미끼로 청년들을 동남아로 유인해 장기까지 적출해 판매한 대규모 인신매매 조직이 적발돼 대만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26일 TVBS방송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최근 대규모 인신매매 취업 사기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국제 인신매매단은 주로 SNS를 통해 캄보디아와 미얀마 등지에서 일할 18∼35세의 인재를 대규모로 모집한다는 구인광고를 내고 범죄 대상자를 물색했다.
이들은 “중국어 사용 지역에서 근무하게 되는데 무경험자도 상관없다” “기본적으로 PC를 다룰 줄 알고 타자만 칠 줄 알면 된다” “급여는 최소 2500달러(한화 약 336만원)”라는 허위광고로 청년들을 유인했다.
피해자들은 현지에 도착한 후에야 취업 사기라는 걸 알게 되지만 그땐 이미 늦었다.
인신매매단은 피해자들의 여권을 빼앗고, 미얀마 카렌족 군벌과 결탁해 운영하는 KK단지에 이들을 감금했다.
평범한 아파트 단지로 보이는 이곳은 4m 높이의 전기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단지 외곽을 무장한 카렌족이 지키고 있어 탈출이 사실상 불가능한 곳이다.
감금된 피해자들은 주로 무작위 이메일을 발송하거나 전화를 걸어 대만인을 동남아로 유인하는 일을 맡았다.
매달 15~20명을 유인하는 업무가 할당되는데 실적을 못 채우거나 탈출을 시도하다 잡힐 경우 폭행과 전기 고문, 성폭력뿐 아니라 장기 적출을 당하기도 했다.
대만 매체는 인신매매단이 사람의 신체를 16개 부분으로 세분화한 뒤 심장 11만 9000달러, 간 15만 7000달러, 두피 607달러 등으로 신체 부위별 가격을 매겨 거래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현지에 물건이 얼마든지 있으니 언제든지 문의하라”고 홍보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정부는 사건이 알려진 직후 특별수사본부를 꾸리고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해 납치됐던 자국민 일부를 구출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아직 300명 이상 피해자가 현지에 감금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당국은 자국민 5000명가량이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행적이 파악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한편,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중국의 안보 위협으로 인해 곤경에 처한 차이잉원 정부는 이번 사건으로 더욱 궁지에 몰렸다.
3천 달러의 몸값을 주고 겨우 탈출한 한 젊은 커플이 총통부에 구해달라는 서신을 보냈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고 언론에 폭로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