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들에게 희망이 될 소식이 전해졌다.
40년 동안 앞을 보지 못했던 사람이 해조류의 유전자를 눈에 이식받고 앞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색은 구분할 수 없지만, 사물의 형태는 볼 수 있어 시각장애인들의 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달 24일(현지 시간) 영국 메트로는 스위스 바젤대의 보톤드 로스카 교수 연구진의 연구 결과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슨’에 광유전학 기술로 시각장애인의 시력을 부분적으로 회복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망막색소변성증(RP)으로 40년간 실명 상태로 있던 58세 프랑스 남성에게 광유전학 기술을 적용했다.
광유전학은 빛을 쪼여 신경세포를 제어하는 기술이다. 광유전학 기술이 사람에게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성은 RP 질환으로 망막의 광수용체 세포를 잃었다. 다만 전기신호를 뇌로 전달하는 신경세포에는 손상이 없었다.
광수용체 세포는 옵신 단백질을 이용해서 빛을 전기신호로 바꾸는데, 연구진은 옵신을 회복시키면 시력을 찾을 것으로 예측했다.
여기서 ‘해조류’가 사용됐다. 연구진은 광유전학에서 주로 쓰는 해조류의 옵신 유전자를 남성의 망막에 이식했다.
그러자 놀랍게도 몇 달이 지난 후 남성의 눈에서 옵신 단백질이 생성됐다.
남성은 망막에 빛을 보내는 특수 고글을 쓰고 밖으로 나갔다. 40년 만에 남성은 횡단보도의 흰 줄을 감지할 수 있게 됐다. 그뿐 아니라, 접시나 전화를 찾고, 가구나 문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시력이 회복됐다.
연구진은 뇌파 측정 결과 시각중추 활동이 두드러져 실제로 시력이 회복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려면 추가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효능을 좀 더 입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과학자들은 이번 연구 결과는 광유전학 기술이 망막색소변성증 환자의 시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RP는 녹내장, 당뇨망막병증과 함께 실명을 부르는 3대 질환으로 전 세계에 150만 명의 환자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