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보신탕집 업주가 ‘반려견 목욕업체’ 사장이 됐다

By 연유선

중복을 맞은 21일 개고기 식용 금지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보신탕집을 운영하다 아버지와 함께 반려견 목욕업체를 운영하는 사장님의 사연이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주인공인 설씨네 가족은 30년 동안 보신원을 운영해 왔다.

설씨네 업체가 있는 이곳은 2019년까지만 해도 ‘구포 개 시장’이라는 이름의 부산 최대 규모 가축시장이었다.

연합뉴스

그러다가 최근 동물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폐업을 요구하는 동물보호단체의 집회가 이어지면서 갈등이 빚어졌다고 한다.

당시 설씨네 가족을 비롯한 상인들은 지속적인 토론과 협의를 거쳐 2019년 7월 폐업에 합의했고, 구포 개 시장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상설 개 시장이 완전히 폐업한 곳은 여기가 전국 최초다.

설씨네 가족은 폐업할 당시만 해도 평생 생계를 이어온 보신원의 문을 닫는 게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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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씨네 가족은 구포 개 시장이 철거된 뒤 들어선 상가 건물에 새 가게를 열었다. 고민을 하다가 새롭게 창업한 가게는 바로 ‘반려견 목욕업체’다.

설씨는 “업종 변경 전에는 동물보호단체의 항의와 집회 때문에 심적으로 매우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구포가축시장 폐업의 의미를 살려서 반려동물을 위한 업종을 선택했다”라며 “마침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많이 늘어난 데다 반려동물 관련 업종으로 전환하는 게 어떠냐는 구청의 권유도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설씨네 가족은 유기 동물을 위한 봉사도 이어가고 있다. 유기동물 입양자에게 매달 2회 무료로 목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설 대표는 “이 일을 하면서 동물들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라보게 됐다”며 “버림받은 유기 동물을 입양한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혜택을 드려 유기 동물 입양을 확산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