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도 마음도 지친 대기업 입사 5년 차. 회사의 반대를 무릅쓰고 오로라를 만나기 위해 캐나다 옐로나이프로 떠났다.
춤을 추는 오로라, 그리고 그 아래서 만난 사람들. ‘나’를 제외한 모두가 꿈을 좇고 있었다.
‘그러면 굶어 죽는 줄 알았는데…’
휴가가 끝나고 회사로 돌아간 권오철 씨는 사직서를 냈다. 그리고 ‘꿈꾸던’ 사진가가 됐다.
지난 10일 방영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97화에 출연한 권오철 작가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독도 일출’을 꼽았다.
태양이 떠오르는 순간, 울릉도에서 바라본 독도의 모습을 담은 작품이다. 권 작가는 태양과 독도, 울릉도가 완벽하게 일직선이 되는 순간을 카메라로 기록했다.
이 영상을 촬영하기까지 무려 3년이나 걸렸다.
태양의 시직경과 그 순간 독도의 크기를 계산해서 원하는 구도가 나오는 시간과 장소를 알아냈다. 완벽하게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두 번이나 촬영에 실패했다.
권오철 작가는 “첫해에는 날씨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두 해째까지 실패하니까 뭔가 잘못한 게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촬영에 실패하고 돌아가던 권 작가는 문득 고개를 돌려 멀어지는 울릉도를 바라봤다. 울릉도가 해수면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다.
권 작가는 그 모습을 보며 ‘지구는 둥글다’라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다음 해, 촬영 높이까지 고려해서 다시 도전했다. 그렇게 권 작가는 세 번째 만에 아름다운 독도의 일출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권 작가는 “옛날부터 영토의 정의 자체가 ‘눈으로 보이는 데까지가 우리 영토다’라고 했다”면서 “일본에서는 ‘울릉도에서 독도가 안 보인다’라고 주장하지만, 이렇게 찍힌다는 걸 증명할 수 있어 더욱 뜻깊었다”고 말했다.
권 작가는 애국가 첫 장면에 쓰이길 바라며 독도 일출 영상을 국가에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