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일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선 ‘다트(DART)’가 소행성 ‘디모르포스’와 충돌한다.
소행성에 충돌해 지구에서 멀어지도록 궤도를 변경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세계 최초의 지구 방어 시험이다. 향후 지구와 충돌할 위협이 있는 약 2000여개의 ‘지구 위협 소행성’에 대한 실질적 대응책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9일 NASA에 따르면 다트는 한국시간 27일 오전 8시 14분(현지시간 26일 오후 7시 14분) 초속 6.6km 속도로 디모르포스와 충돌한다.
디모르포스는 지름 약 170m의 소행성으로 축구장 크기만 하다. 또 다른 소행성 디디모스의 주위를 11.9시간 주기로 돌고 있으며 지구와 약 1100만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존스홉킨스대학 응용물리학 연구소 로버트 브라운 박사는 “이번 프로젝트는 지구를 보호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한 최초의 시연이 될 것”이라면서 “사상 처음으로 우주에서 천체의 궤도를 측정 가능한 수준으로 변경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트는 무게가 약 620kg에 크기는 가로 1.8m, 세로 1.9m, 높이 2.6m로 음료수 자판기 크기의 우주선이다. 다트는 지난해 11월 개발을 완료하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로켓 팰컨9에 실려 발사됐으며 그동안 디모르포스를 향한 항행을 이어왔다.
과학자들은 이번 충돌로 디모르포스가 디디모스 궤도를 도는 속도가 약 1% 줄어들고 이로 인해 디디모스의 공전주기가 수 분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측한다.
이번 실험은 곧 미래에 지구를 위협할 수 있는 소행성의 궤도를 변경하려는 인류 최초의 실험인 셈으로, 만약 성공하면 지구 방어 임무를 위한 새로운 길을 열 수 있다.
NASA는 충돌 실수로 소행성이 궤도를 벗어나 지구에 더 큰 위협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를 일축했다.
NASA는 DART 우주선의 충돌로 인한 디모르포스의 속도 변화가 4㎜/s 정도에 지나지 않아 궤도 변화가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디디모스가 디모르포스를 중력으로 잡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설령 예상치 못한 위치에 우주선이 충돌하더라도 지구에 위협을 줄 가능성은 없다고 전망했다.
이번 다트 미션에는 한국 연구팀도 참여한다. 참여 일원인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우주탐사그룹장은 “인류 최초로 시도하는 소행성 궤도 변경 실험”이라며 “앞으로 닥칠 수 있는 미래의 위협에 대비한다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