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호남지역 신용회복위원회 현장지점을 찾은 한 남성이 쭈뼛거리다 창구 직원에게 말을 건넸다.
“오래전에 빌린 돈을 갚고 싶어서 찾아왔습니다”
3일 아시아경제에 따르면 철강회사 하청업체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는 A(62)씨는 “20년 전 빌린 4,000만원을 늦게라도 갚고 싶은데 방법을 몰라 찾아왔다”고 직원에게 털어놨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여파가 채 가시지 않았던 2000년대 초반, A 씨는 작은 건설업체 사무직원으로 일하다 회사 부도로 실직했다.
이후 연이어 취업에 실패하자 가족의 생계를 위해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순식간에 불어나는 대출금을 갚을 능력이 없었던 A 씨는 다른 대출로 대출을 돌려 막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빚 4,000만원을 감당하지 못해 김씨는 사회에서 밀려났다.
그렇게 수십 년이 흘러 A 씨는 우연히 신복위의 존재를 알게 됐다. 지금도 저소득층이지만, 늘 마음에 짐이 있었던 A 씨는 돈을 갚기 위해 어려운 발걸음을 했다.
문제는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 김 씨의 대출 내역, 채무 대상 등 관련 정보를 확인하기가 어렵다는 점이었다. 법원의 민사사건까지 검색한 끝에 알아낸 A 씨의 채무는 연체이자까지 무려 1억원에 달했다.
이에 신복위는 장기 연체 채무가 있는 경우 원금감면이 되는 채무조정제도를 적용하기로 했다.
오랜 기간 짊어지고 있던 마음의 짐을 덜어낸 A 씨는 신복위 직원들에게 연신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