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행 시간을 겨우 2분 줄이기 위해 2조 넘는 돈을 쓰는 철도 공사가 진행 중이라고 한다.
지난 16일 MBC 뉴스데스크는 두 달 전 공사가 시작된 호남선 고속철도 2단계 구간에 대해 보도했다.
용산발 목포행 KTX 열차는 시속 200㎞대의 빠른 속도로 달리다가 광주 송정역을 지나면 시속 100㎞대로 속도가 떨어진다.
광주에서 목포까지 구간에는 아직 일반 철도이기 때문이다.
두 달 전부터 약 2조 3천억 원이라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길이 77㎞의 해당 구간을 고속화하는 공사가 시작됐다.
그런데 현재 광주-목포 구간 운행 시간이 35분인데, 고속철이 완공되면 33분이 걸린다고 한다.
운행 시간을 겨우 2분 줄이자고 2조 넘는 돈을 쓰는 셈이다.
매체는 ‘무안공항’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무안국제공항은 2007년 완공된 이후, 이용객이 없어 애물단지 신세가 됐다.
이에 지역에서 KTX 역을 신설해달라는 여론이 들끓었고, 2017년 정치권은 기존 노선을 변경해 무안공항역 신설에 합의했다.
그 결과 광주에서 목포까지 직선이었던 KTX 노선이 S자 모양으로 휘게 된 것.
이에 대해 전남도청 관계자는 “철도를 놔주면 바로 접근할 수 있으니까 이용률이 반드시 늘어난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책 연구기관 KDI는 무안공항이 활성화돼 이용객이 하루 평균 6천 명을 넘더라도, 그중에 KTX 이용객은 하루 250명, 4%도 안 된다고 예측했다.
매체는 “철도가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 공약’이다. 하지만 눈앞에 보이는 선거 또는 정치적 이권 등의 잣대로 개발 공약을 걸기보다는 ‘원칙’을 따져 멀리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