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8일(현지 시각) 서거하면서 전 세계적인 추모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 가운데 여왕과 한국과의 인연도 조명되고 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한국인들에게도 친숙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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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은 1999년 4월 19일부터 22일까지 김대중 당시 대통령 내외의 초청으로 3박 4일간 한국을 국빈 방문했다.
이는 1883년 두 나라가 한·영 우호통상항해조약을 맺고 수교한 이래 영국 국가원수로서는 첫 방한이었다.
이에 한영관계에서도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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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도 ‘116년 만의 귀빈’에 큰 관심을 보이며 환영했다.
여왕은 당시 서울 이화여대와 인사동을 방문하고 경북 안동의 하회마을과 봉정사 등을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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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73세 생일인 4월 21일 하회마을을 방문한 여왕은 담연재에서 안동소주 명인인 조옥화(2020년 별세) 여사가 마련한 성대한 생일상을 대접받는 등 한국의 전통 환대를 경험했다.
생일상에는 과일, 국수, 편육, 찜, 탕 등 47가지 전통 궁중음식이 차려졌고, 나뭇가지에 각종 꽃과 열매를 장식한 높이 60㎝의 떡꽃 화분이 올랐다.
또 여왕은 풍산 류 씨 문중의 고택 충효당을 방문했을 때 신발을 벗고 방 안으로 들어가는 등 한국의 예법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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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방문은 한국인뿐 아니라 여왕에게도 잊지 못할 추억으로 자리 잡았다.
여왕은 방한 십수 년이 지난 뒤에도 신임장을 제정하기 위해 버킹엄궁에 온 신임 주영 한국대사들에게 하회마을의 추억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는 등의 언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에도 한국 측 인사들에게 방한 당시 환대를 기억한다며 반복해서 언급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