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람잔 카디로프(46) 체첸 자치공화국 수장이 초고속 승진 사실을 공개했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카디로프는 지난 5일(현지시간) 텔레그램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나에게 상장 계급을 수여한다고 직접 통보하고 축하해줬다”고 밝혔다.
상장은 러시아 군대에서는 3번째로 높은 지휘 계급이다.
미국 등 서방권 군대에서는 중장(3성 장군)과 대장(4성 장군) 사이 정도의 계급으로 간주된다.
카디로프는 사관학교를 나오지 않고 현역으로 러시아군에 복무한 적도 없다.
하지만 2020년 마흔네살에 소장(별 1개), 지난 3월 중장으로 진급한 뒤 불과 반년여 만에 다시 상장(별 3개)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카디로프의 상장 진급 소식은 14, 15, 16세인 자신의 세 아들을 우크라이나 최전선에 보내겠다고 선언하는 등 충성심을 과시한 후 나왔다.
그는 최근 러시아군 지휘부를 강하게 비판하며 핵무기 사용을 주장하고, 러시아 경찰 250만명을 전장에 파견하자고 제안하는 등 월권행위로 논란이 됐다.
크렘린궁 대변인은 카디로프의 언사와 관련해 푸틴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를 간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이후 카디로프는 텔레그램에 “14, 15, 16세인 아들 3명은 오래전부터 군사훈련을 받았다”며 아들들의 군사훈련 동영상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아들 3명을 모두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체첸에선 일곱 살부터 총칼 다루는 법을 배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디로프의 세 아들은 지난 2016년 8, 9, 10세일 때 자국 이종격투기 대회에 참가해 상대를 잔인하게 패서 비판받았다.
카디로프는 2004년 피살된 부친 아흐마트 카디로프 전 체첸공화국 대통령의 뒤를 이어 2007년부터 체첸을 통치했다.
그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충성하는 대가로 자치공화국 내에선 무소불위의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며 인권 탄압 논란을 자주 일으켜 왔다.
지난 2월부터는 체첸 부대를 전장에 파견해 러시아군을 지원하고 있다.
체첸은 러시아로부터 연간 3000억 루블(7조원) 정도의 지원금을 받는다.
카디로프는 이를 비자금으로 챙겨 호의호식하고 있는데, 최근 그의 집무실에서 2억4000만원에 달하는 루이비통 샌드백이 설치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당 샌드백은 25개 한정판으로 생산된 것으로, 한 매체가 공개한 그의 집무실에는 루이비통 트렁크와 권투 글로브 보관 세트도 포착됐다.
앞서 지난 2월에는 카디로프가 200만원 상당의 프라다 전투화를 신고 등장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